17일부터 설문조사 개시...대형병원 입원환자, 의료진·병원 만족도 직접 평가

 

"담당의사가 귀하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춰 대하였습니까?"

"당신의 얘기를 주의깊게 들어 주었나요?" 

"다른 환자와 비교해 의료진으로부터 공평한 대우를 받았습니까?"

환자경험조사가 논란 속 첫 발을 내딛는다. 병원계는 우려 속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오는 17일부터 환자에게 자신이 경험한 의료서비스의 만족도를 직접 물어 해당 병원의 의료 질을 평가하는 '환자경험조사'에 본격 돌입한다고 13일 밝혔다.

조사는 최근 상급병원 또는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하루 이상 입원했다 퇴원한 환자에게 전화를 걸어, 정형화 된 설문을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설문은 모두 24개 문항으로 ▲의사·간호사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만족도 ▲투약과 치료과정에서의 경험 ▲병원 환경에 대한 만족도 ▲환자권리보장 여부 등이 담겨있다. 

논란이 됐던 의사와 간호사의 예의, 병원의 청결도, 응답자의 학력 사항을 묻는 문항도 그대로 포함됐다. 

 

조사는 3~4개월간 이어질 예정으로, 전문조사업체인 (주)한국리서치가 심평원의 위탁을 받아 조사업무를 수행한다. 조사 진행 환자 목표치는 총 15만명. 기관당 목표 환자 수는 150~250명이다.

조사 대상자의 전화번호는 환자가 입원했던 병원을 통해 수집하며, 전화번호 제공을 원하지 않는 환자는 입원시 병원에 전화번호 전달 거부 의사를 밝히면 된다.

심평원 고선혜 평가1실장은 "환자경험조사는 국민의 적극적인 조사 참여가 가장 중요하다"며 "국민이 안심하고 조사에 응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에 만전을 기하며, 응답내용은 철저히 비밀로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 이재란 보험평가과장은 "환자경험조사는 국민의 관점으로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환자 중심 의료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어디로 튈지 몰라" 불안한 병원들, 대책마련 분주

병원계는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환자중심으로 의료 질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는 좋으나, 환자의 경험이 지극히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만큼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평가결과 활용여부나 방법 등이 결과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한 병원계 관계자는 "평가결과가 좋지 않게 나온다면 병원 입장에서는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며 "평가결과 공개여부나 공개방법 등이 모두 미정이어서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 할 지 난감한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일부 병원들은 제도 시행에 대비, 적극적으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을 상대로 환자 만족도 향상을 위한 자체 교육을 실시하는가 하면, 전담팀을 꾸려 본격적인 친절캠페인을 벌이거나, 환자 대응 매뉴얼을 손질해 재배포하는 등 서비스 개선을 독려하는 작업들이 한창이다.

모 대형병원 관계자는 "제도 시행 전이라 관련 데이터가 전무한 상황"이라며 "직원 친절교육을 강화하는 등 소소한 정비작업들을 진행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공이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가 힘들어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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