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걸리지 않은 환자보다 3.8배 높아…흑색종 환자도 파킨슨병 위험

파킨슨병 환자들은 흑색종 발병 위험이 높다는 보고가 나왔다.

장기간 진행된 역학연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파킨슨병 환자는 파킨슨병에 걸리지 않은 환자보다 흑색종 발병 위험이 3.8배 높았다. 아울러 흑색종 환자 역시 흑색종에 걸리지 않은 환자보다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Lauren Dalvin 박사는 역학연구인 Rochester Epidemiology Project를 이용해 1976년부터 2013년까지 파킨슨병 또는 흑색종 진단을 받은 환자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흑색종이 발병한 경우는 파킨슨병 환자가 974명, 파킨슨병에 걸리지 않은 환자가 292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에서 흑색종 발병 위험을 평가한 결과, 파킨슨병 환자가 파킨슨병에 걸리지 않은 환자보다 흑색종 발병 위험이 3.8배 더 높았다(95% CI 2.1-6.8; P<0.001).

이러한 위험은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흑색종 환자에서 파킨슨병 발병 위험이 4.2배 높았던 것(95% CI 2.0-8.8; P<0.001).

아울러 흑색종 환자 중 파킨슨병이 동반된 경우 동반되지 않은 환자보다 전이성 흑색종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10.5배 더 높았다(95% CI 1.5-72.2; P=0.02).

35년간 누적된 파킨슨병 발병 위험은 흑색종 과거력이 있는 환자가 11.8%였고, 이는 흑색종이 없었던 환자의 2.6%보다 훨씬 높은 수치였다(P<0.001).

Dalvin 박사는 논문을 통해 "앞으로 연구에서는 유전자, 면역시스템, 환경 등에 초점을 맞춰 파킨슨병과 흑색종 간 연관성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며 "파킨슨병 또는 흑색종 중 한 질환이 발병한 환자는 다른 질환이 동반되지 않도록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며, 의료진은 지속적으로 환자를 모니터링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Mayo Clinic Proceedings 7월 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파킨슨병-흑색종, 연관됐을 수 있지만 확실한 기전은 아직

파킨슨병 환자가 흑색종 발병 위험이 높다는 점은 이전부터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2011년 Neurology에 실린 연구에 의하면 파킨슨병과 흑색종 발병 간 연관성을 평가한 12편의 논문을 메타분석했을 때 파킨슨병 환자에서 흑색종 발병 위험은 최대 2배 높았다(Neurology 2011;76(23):2002-2009). 구체적으로 파킨슨병 남성 환자에서 2배, 여성 환자에서 1.5배 흑색종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NIEHS)는 Honglei Chen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는 피부 건강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면서 "파킨슨병과 흑색종 두 질환에 모두 관여하는 유전적 연결 고리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파킨슨병 환자에서 흑색종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으며, 아마도 파킨슨병 치료제인 레보도파(levodopa)가 관련됐을 것으로 추측했다.

하지만 Dalvin 교수팀 연구에서는 레보도파 치료에 관계없이 파킨슨병 환자에서 흑색종 발병 위험이 높았다.

한양의대 김희태 교수(한양대병원 신경과)는 "파킨슨병과 흑색종이 연관됐다는 점은 이전부터 여러 연구에서 지적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연관성이 나타난 정확한 원인은 증명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레보도파를 복용하면 흑색종이 악화되거나 발생한다는 주장들이 있어 흑색종 환자는 레보도파를 복용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부분도 기전이 명확하지 않기에 임상에서는 파킨슨병 환자에서 흑색종 발병 위험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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