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약, 건세, "안정성, 유효성 근거 자료 확보 못해 환자를 위험에 노출시키는 일"

시민단체들이 급성심근경색환자 좌심실 구혈율 개선제 '하티셀그램-AMI'의 식약처 허가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와 건강세상네트워크는 3일 성명서를 내고 '하티셀그램-AMI'의 안전성,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한 서류 추가 제출이 실패했음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를 유지하기로 한 것은 환자들을 위험에 빠뜨린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하티셀그램-AMI는 2011년 7월 급성심근경색 환자군 40명과 대조군 환자 40명 등 단 80명의 임상시험 데이터만으로 허가를 받았다. 안전성, 유효성 확보를 위해 시판 후 600례 조사를 하기로 약속했지만 최근 회사 측은 이를 1/10로 줄여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지난 3월 3일 회의를 통해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반려했으나, 식약처는 최종 1/6(100례)로 증례수를 줄여주는 선에서 허가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두 단체는 "전 세계 통틀어 허가된 총 6종의 줄기세포 치료제 중 4품목이 국내 제품으로 한국은 줄기세포치료제 허가에 있어서 단연 세계 일등인가?"라고 반문하며 "참으로 화려한 수치들이지만 국내 줄기세포치료제들은 오로지 국내용일뿐이다. 그 어떤 제품도 선진국에서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 국내 줄기세포치료제 부실한 허가와 규제완화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두 단체는 "우리나라의 허가 절차가 너무 성급하고 객관적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네이처는 2011년 하티셀그램의 허가 과정도 매우 실망스럽다고 논평했다. 외국은 줄기세포치료제의 발암성, 면역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허가와 관리에 있어 규제당국이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을 매우 중요시 여기고 있다"고 발표했다. 

해외 품목 중 2012년 허가받은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 프로키말(Prochymal)은 캐나다 보건당국이 해당 제품 치료 환자를 15년 동안 혹은 어린아이의 경우 30세까지 종양 유발, 감염 여부 등을 면밀히 추적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두 단체는 "식약처는 하티셀그램-AMI의 '세계 최초 줄기세포치료제'라는 타이틀을 유지하기 위해 단 80명의 데이터로 시판 허가를 내주고, 이후 시판 후 조사(PMS)도 100례로 축소해 허가를 유지해줬다"며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는 환상에 불과할 뿐이다.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고, 믿어주지 않는 '세계 최초'가 과연 무슨 의미인지 식약처는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하티셀그램-AMI는 안전성, 유효성을 입증하는데 실패했다. 따라서 식약처는 하티셀그램-AMI의 허가를 즉각 취소함으로써 줄기세포치료제 허가 관리에 있어 원칙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국제적 신뢰를 회복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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