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진단검사센터 김명신 교수팀, 일본·브라질·터키에 이어 세계 4번째 발견

▲ 김명신 교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유전진단검사센터 김명신·조애린 교수팀이 헤모글로빈 변이의 한 종류인 헤모글로빈 Kansas(캔자스) 환자를 찾아냈다고 28일 밝혔다. 일본, 브라질, 터키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네 번째 발견이다.

헤모글로빈은 적혈구 내에 있는 색소단백질로서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헤모글로빈은 HBA와 HBB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러한 유전자의 변이로 헤모글로빈 변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그 변이에 따라 무증상부터 질병상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를 보인다.

헤모글로빈의 산소친화도 저하를 유발해 산소포화도가 감소되나, 대개의 경우 변이를 가진 사람이 특별한 증상이나 징후를 보이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는 첫째 출산 시(당시 34세)에 본인의 산소포화도가 정상인보다 낮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산소포화도는 혈액내 산소와 결합한 헤모글로빈의 양이 전체 헤모글로빈의 양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백분율로 수치화한 지표를 말한다.

체내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면 저산소증 발생할 위험이 높다. 따라서 동맥혈가스검사, 심혈관계 검사, 호흡기계 검사 등을 시행했으나 원인을 찾을 수 없었고, 낮은 산소포화도에 따른 증상이나 징후가 없었으므로 추적관찰을 결정했다.

8년 후 환자는 셋째 아기를 임신해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산전 검사를 받았고, 산소포화도가 낮은 것 외에는 다른 검사상에서 이상소견 발견되지 않아 무사히 출산했다. 하지만 환자의 아기도 출생 후 산소포화도가 92%까지 떨어졌다. 정상이 95~100%이고, 90%이하가 되면 저산소증으로 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아기에게 산소 공급을 하자 산소포화도는 올라갔으나 이후 중단하는 경우 다시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이에 의료진은 환자가계에 헤모글로빈 문제가 있을 것으로 의심해 서울성모병원 유전진단검사센터에 환자를 의뢰했다.

센터는 환자 진료로 환자의 할머니, 아버지도 산소포화도가 낮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헤모글로빈 전기영동 검사로 DNA를 분리, 지중해빈혈 및 혈색소병증을 감별진단, HBB 유전자 검사를 시행했다.

낱개의 유전자를 각각 분석하는 직접염기서열분석법으로 HBB 유전자의 103번째 아미노산의 치환을 확인했고, 이 점돌연변이로 인해 헤모글로빈 변이의 한 종류의 헤모글로빈 Kansas가 생성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명신 교수는 “헤모글로빈의 다양한 변이 중 일부는 헤모글로빈 전기영동을 통해 검출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경우 역시 많기 때문에, 직접염기서열분석법을 이용한 유전자 분석이 이번 환자처럼 새로운 변이를 포함한 다양한 변이를 밝혀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번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특이한 돌연변이 희귀질환을 진단했다는데 의의가 있고, 앞으로도 치료 가능한 유전변이를 가능한 많이 찾아낸다면, 개인에게 적합한 최적의 치료계획을 제공하고 부정확한 치료법을 방지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진단검사의학회의 SCI 학술지(Annals of Laboratory medicine) 3월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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