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항암제 미국서 연구 가능성 열려...오늘 11월 조인트 컨퍼런스 확정

▲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암학회(APCC)에서 미국의 거대 암 학술단체인 미국임연구협회(AACR)과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부스가 차려져 주목을 끌었다. 미국학회지만 최근 아시아 연구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매년 아태지역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석하고 있다.

미국 최대 암 연구 학술단체인 AACR(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이 한국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급기야는 오는 11월 대한암학회와 조인트 컨퍼런스 개최를 확정지으면서 한미 암학회간 연구 교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AACR 마가렛 포티(Margaret Foti) CEO와 사무총장을 포함한 임원들은 지난 6월 22일부터 24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암학회(APCC) 개최일정에 맞춰 전격 방한했다. 또 국립암센터, 세브란스병원 암센터 등을 포함한 주요 의료기관을 견학했다.

AACR은 이름 그대로 암을 연구 하는 단체다. 인류 암 정복을 슬로건으로 내걸며 기초와  연구자 임상부터 신약개발에 필요한 초기 연구를 수행한다. 그 결과를 매년 한 차례씩 열리는 학술대회에서 쏟아낸다. 이를 관전하려는 참석자만도 3만명이 넘는다. 기초 연구가 많은 암연구 특성상 국내 연구자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거대한 미국 암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AACR 임원단이 한국에 방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한 목적은 한국의 높은 임상 연구를 공유하기 위함이다. 미국학회 입장에서는 더 많은 무기(임상정보)를 갖기 위함이고, 한국 연구자들에게는 최고의 암전문가들과 교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러한 서로간의 요구가 잘 맞아 떨어져 이번 교류가 성사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마가렛 포티 CEO는 지난 23일 아시아태평양암학회 기조연설에서 "아시아 국가에서 한국의 암 연구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AACR은 한국의 암연구자들과 연구를 공유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국내 암 전문가들은 이러한 배경을 그동안 국내 암 연구자들의 적극적인 해외학회 활동이 원동력이 됐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가톨릭의대 강진형 교수는 "AACR 임원들과 이야기해보면 그동안 많은 국내 연구자들이 매년 AACR에 참석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또한 한국의 연구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면서 "결국 이런 활동이 AACR의 높은 관심을 유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암학회도 정체성이 확실해질 전망이다. 이번 제휴로 대한암학회(KCA)는 미국의 AACR과 같은 연구 단체를 지향하고, 지난 5월 학회명을 바꾼 대한종양내과학회(KACO)는 미국의 ASCO처럼 방향이 정해지는 분위기다. ASCO는 실제 임상에 영향을 미치는 3상 연구를 발표하는 학회이다.

한미학회간 교류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대한암학회 김열홍 이사장은 "조인트 컨퍼런스를 계기로 한국의 암연구가 활성화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많은 후보물질들도 미국에서 연구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고 평가했다.

국립암센터 이강현 원장은 "한미간 암 연구교류를 활성화하고 젊은 연구자들을 위한 지원방안 등을 모색하는 한편 향후 AACR과 협력의 폭과 깊이를 확대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열리는 첫 조인트 컨퍼런스에서는 학회에서는 어떤 주제로 선정될지 당분간 국내 암전문가들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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