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PSTF 권고안 뚜껑 열어보니…메트포르민 효과 불투명, 중재요법 효과 탁월

 

메트포르민이 비만한 소아청소년의 체중을 줄이는 데 특별한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예방특별위원회(USPSTF)가 20일 권고안을 통해 "비만한 6세 이상 소아청소년에서 처방되고 있는 메트포르민 등이 체중감량과 관련 있지만, 임상적 효능을 단언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메트포르민 소아비만 근거 부족"

USPSTF는 메트포르민의 체중감량 효능을 알아본 총 7개의 연구결과를 종합검토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의 결과에서 메트포르민 복용군이 위약군 대비 체중감량 효과가 떨어졌다. 

7개의 시험 중 1개만이 메트포르민 복용군에서 체중감량이 크게 나타났지만, 이같은 효과는 12~24주가 지난후 소실됐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소아청소년은 총 616명이였으며, 이들 모두 비만 또는 고도비만 진단을 받은 상태였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연구결과가 봐도 메트포르민이 소아 비만 치료에 큰 역할 하지 못했다. 스페인 그라나다 대학 Belen Pastor-Villaescusa 박사팀이 사춘기 이후 비만한 소아청소년이 메트포르민을 복용해도 체중이 크게 감소하지 않는다"고 지적한 것.

연구팀은 비만한 소아청소년 140명을 메트포르민군 위약군으로 무작위로 분류해 연구를 진행했다. 대상군의 평균 나이는 6.8~15.3세였고, 모두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비만한 소아청소년이였다. 

분석결과 메트포르민을 6개월 이상 복용한 사춘기 이후 소아청소년의 경우, BMI가 유의미하게 감소하지 않았으며, 심혈관계 위험을 비롯한 인슐린 저항성 감소에도 그 역할을 발휘하지 못했다.

반면 메트포르민을 6개월 이상 복용한 사춘기 이전 대상군의 경우, BMI은 물론, 인슐린 저항성, 심혈관계 질환 위험도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Villaescusa 박사는 한 외신(medscape)과의 인터뷰에서 "비만한 성인에서 메트포르민이 실질적인 체중감소를 유도했지만, 소아비만에서는 그 근거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면서 "사춘기 전후로 메트포르민의 약물효과가 달랐지만, 소아비만은 단순한 약물복용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중재요법 등을 병용한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희의대 이상열 교수도 "메트포르민의 임상적 효능이 불명확한 이유 중 하나는 비만한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 점이다. 일부 체중감소 효능을 본 결과도, 당뇨병이 있는 비만한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에서 약물을 처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성인과 비교했을 때 처방에 유념해야 할 것들이 많고, 행동중재요법으로도 충분히 조절가능 하기때문"이라고 말했다. 

USPSTF  "체중감량 전까지 철저한 중재요법 필요"

이처럼 비만한 소아청소년은 임상적으로 불명확한 약물치료가 아닌, 보다 철저한 행동중재요법이 시행되야 한다. USPSTF가 비만한 6세 이상 소아청소년은 약물치료가 아닌 행동중재요법이 포괄적이고, 집중적으로 시행해야한다고 강조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USPSTF가 권고한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 최적의 방법은 '26시간 이상 체중감량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인데, 중재 프로그램의 체중감럄 효능은 이미 입증됐다.

행동중재프로그램을 꾸준히 시행한 소아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이보다 체중을 효과적으로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효과는 12개월이 지난 후에도 요요현상 없이 지속됐다. 다만 26시간 이하로 시행되는 중재요법은 소아청소년의 집중력만 떨어뜨릴 뿐 체중을 줄이는 데 효과가 없다고 했다. 
USPSTF는 비만한 소아청소년 약 800명에게 식이요법과 행동요법을 최소 26시간에서 최대 51시간동안 시행토록했다. 프로그램은 개별세션과 그룹세션으로 나눠 식이요법 운동요법을 기본으로 하고, 부가적인 교육도 이뤄졌다.

실례로 모든 식품뒷면에 표시된 지방, 포화지방, 염분 등을 올바르게 읽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다. 교통신호등 식이요법(traffic light diet)으로 식품의 겉표지에 당, 지방, 포화지방, 염분 등의 양을 빨강, 노랑, 녹색의 신호등 색깔로 표시하는 것도 하나의 예다.

건강에 나쁜 경우 빨강색, 좋은 경우 녹색으로 표시해 소아청소년들이 성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J Korean Med Assoc 2010; 53(2): 142 - 152). 

행동중재요법 지지하는 사람 없으면 소아비만 관리 못해 

하지만 USPSTF는 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있어서 중재요법프로그램 역할이 물론 중요하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이끌어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권고안 작성에 참여한 미국 존슨홉킨스 대학 Rachel Thornton 교수는 외신(medscape)과의 인터뷰에서 "중재요법을 집중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는 것 안다. 프로그램 수업에 결석하거나, 대부분 오래 지속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지속적으로 지지해줄 기관과 사람이 필요하다. 중재프로그램을 함께 이끌어갈 전문가들을 교육하는데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에서 동기 부여하는 환경 조성만 해도
소아청소년의 비만을 줄이는 데 효과 탁월해 

그렇다면 소아비만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지지자' 역할이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국내 연구진이 이 같은 물음에 해답이 되줄 만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윤건호 교수팀 소아청소년 비만을 조절하는 전략이 보다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위한 '지지자'의 역할을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 학교에서 동기를 부여하는 단순한 환경만 조성해도 소아청소년 비만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충청북도 충주시에 위치한 3개 초등학교(4학년), 2개 중학교(1학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연구에 참여한 학생은 대조군 350명, 중재군 418명, 총768명이었다. 

중재군은 일년 동안 동기부여 환경에 초점을 둔 프로그램에 중재를 받았다. 올바른 식생활과 운동관련 교육 동영상 컨텐츠가 각 교실에 설치된 IPTV를 통해 하루 5~10분씩 송출됐으며, 각 학교의 계단 및 복도에 학생들의 움직임을 이끌어내고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다양한 디자인 요소가 적용됐다.

이미 과체중 및 비만 학생들에게는 충주시 청소년 수련원 및 태견 전수관에서 여름방학 비만관리 프로그램을 주 1회 시행해 중단없는 교육 기회를 제공했다.

그 결과 중재군이 대조군에 비해 체질량지수 표준점수가 -0.11 호전됐고, 체지방과 혈압은 감소하고 근육량과 체력은 증가했다.

하위집단 분석에서도 정상 체중·남아·초등학생 그룹에서 체중과 관련된 지표부분의 효과가 좋았고, 혈압은 과체중·비만·남아·중학생그룹에서 눈에 띄게 강화됐다.

윤 교수는 "학교에서 단순히 동기부여 환경만 조성한 것만으로 1년 동안 평균적으로 1cm 키가 더 성장하면서 더불어 체질량 지수도 낮아지고 체력이 증가했다"면서 "학교환경이 아동청소년기 성장에 올바르고 효과적인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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