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 2017]심혈관으로 인한 입원률 약 30% 줄여, 단 족부절단 위험 주의해야

 

SGLT-2억제제인 카나글리플로진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알아본 최종 연구결과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카나글리플로진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입원율 등은 감소시켰지만, 족부 절단 위험도 확연히 드러났다.

호주 글로벌 건강 연구소(The George Institute for Global Health) 소장인 Bruce Neal 박사는 12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ADA 2017)에 참석해 CANVAS·CANVAS-R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Neal 박사는 "심혈관 사망 위험은 감소시키지 못했지만, 결과를 종합적으로 봤을 때, 카나글리플로진이 치료적 혜택이 우수한 점은 분명했다"면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카나글리플로진이 훌륭한 약제임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준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제2형 당뇨병 환자 심혈관 예방 효과 톡톡히 봐" 

Neal 박사와 동료 연구진들은 전 세계 30여 개국을 대상으로 CANVAS 연구와 CANVAS-R 연구로 나눠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2009년부터 시행된 연구는 2017년 2월 종결됐다. 

연구에 참여한 대상군은 각각 4330명(CANVAS), 5812명(CANVAS-R)으로 총 1만 142명이 대거 포함됐다. 대상군의 평균 연령은 62.4세였고, 당뇨병 유병기간은 평균 13.5년, 당화혈색소(A1C)는 8.2%였다. 

연구팀은 카나글리플로진의 투여 용량에 차이를 둬, 용량별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비교·분석했다. 

먼저 CANVAS 연구는 카나글리플로진 100mg 또는 300mg을 투여한 후 위약 군과 비교했고, CANVAS-R 연구는 카나글리플로진 100mg 군과 위약 군으로 나눠 약물을 1일 1회 투여한 후 13주 후에 약물 용량을 300mg으로 늘리는 방식을 선택했다. 

1차 종료점은 두 연구 모두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인 심혈관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비치명적인 뇌졸중 등의 발생률로 정의했다. 

최종 분석결과는 연구팀 예상대로, 카나글리플로진이 심혈관계 사건 발생률을 유의미하게 감소시켰다. 

카나글리플로진을 복용 군에서 심혈관계 사건이 발생한 환자 수가 1000명당 26.9명으로 31.5명인 위약 군보다 낮았다(HR = 0.86; 95% CI, 0.75-0.97). 단 과거 엠파글리플로진의 EMPA-REG 연구결과에서도 보았듯이, 카나글리플로진 역시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은 감소시키지 못했다. 

"말초혈관질환 병력 있는 환자, 절단위험 높아" 

문제는 카나글리플로진의 다리 및 족부 절단 위험이다. 

Neal 박사 역시 "치료과정에서 카나글리플로진을 복용 환자 중 15명 이상이 절단을 경험했다"면서 "이 중 10명은 발가락 앞쪽을 절단했고, 5명은 발목 위 족부를 절단했다"면서 "절단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CANVAS 연구결과만 봐도, 카나글리플로진 복용 군에서 다리 및 족부 절단 위험이 2배 가까이 높았다. 치료과정에서 환자 1000명 중 6.3명이 약물 복용 후 실제 족부 절단까지 이어진 것이다(6.3 vs 3.4 1000 인년 당 [HR] 1.97).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도 카나글리플로진의 다리 족부 절단 위험성을 고려해 새로운 박스 경고문(Boxed Warning)을 삽입한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카나글리플로진으로 인한 족부 절단으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Neal 박사는 "족부 절단 환자 중 71%가 말초혈관 질환 병력이 있거나 이미 위험요인을 동반한 환자였다"면서 "카나글리플로진을 복용한 환자만 보면 족부 절단 위험이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위약 군과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Neal 박사는 "향후 안전성과 관련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이번 연구(CANVAS ·CANVAS-R)결과를 계기로 카나글리플로진 복용에 따른 실보단 이득이 더 많다"면서 "약물을 복용한 제2형 당뇨병 환자 대부분이 심혈관 예방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종 부작용 논란을 두고, SGLT-2 억제제의 계열 효과(class effect)가 아니냐는 물음에는 '열린 결말'이 제시됐다. 

미국 예일대학 Silvio Inzucchi 교수는 한 외신(medscape)과 인터뷰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 혜택을 입증한 EMPA-REG 연구에서 족부 절단 위험과 관련해 정확한 수치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현재로선 모든 SGLT-2 억제제가 족부 절단 위험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추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계열 효과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의대 정창희 교수(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는 "모든 SGLT-2 억제제가 골절이나, 절단 위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SGLT-2 억제제에서 부작용이 확인된 것은 맞다"라면서 "결국 환자들에게 약을 처방할 때 약물의 이득과 부작용 위험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늘었다고 보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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