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개발된 항결핵치료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새롭게 개발된 항결핵치료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 메디컬라이터부
  • 승인 2017.06.0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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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정하
부산의대 교수
부산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결핵 치료 시 
환자의 상태 및 부작용·약물상호작용·약제의 금기 등을 감안한 
임상의의 개별적 판단이 중요"



다제내성결핵의 현황

다제내성결핵(multidrug-resistant tuber culosis, MDR-TB)은 그 퇴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공중 보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에 의하면 전세계적으로 매년 58만명의 환자가 새롭게 MDR-TB 또는 리팜핀 내성결핵(rifampin-resistant tuberculosis, RR-TB)을 진단받고 한 해 동안 25만 명이 이 병으로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MDR-TB의 약 30%는 핵심 2차약제인 퀴놀론(fluoroquinolone, FQ) 또는 주사제(second line injectable drug, SLID)에 내성이 있으며(pre-XDR-TB with FQ or SLID resistance), 10%는 두 가지 약제에 모두 내성이 있는 광범위내성결핵(extensively drug-resistant tuberculosis, XDR-TB)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MDR/XDR-TB는 효과가 떨어지고 부작용이 많은 최소한 5가지의 약제로 20~24개월의 긴 기간 동안 치료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들의 치료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MDR-TB는 50%에 불과한 치료 성공률을 보여주고 있으며 XDR-TB의 치료 성공률은 이보다 훨씬 떨어져 불과 30% 정도의 환자만이 치료에 성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DR/XDR-TB를 치료하기 위해 더 많은 그리고 더 좋은 대안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롭게 개발된 항결핵약제

베다퀼린(bedaquiline)은 diarylquinoline계의 약제이고 델라마니드(delamanid)는 nitro-dihydro-imidazooxazole계의 약제로 모두 최근 새롭게 개발된 항결핵약제들이다. 

기존의 치료 약제(optimized background drug)에 이 약제들을 추가해 MDR-TB를 치료한 경우 치료 성공률이 상승했다는 2상 임상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베다퀼린이 2012년 미국에서, 그리고 델라마니드가 2014년 유럽과 일본에서 각각 승인을 받으면서 임상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2015년부터 두 약제의 사용이 시작됐다.


어떤 환자에게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베다퀼린과 델라마니드의 사용 기준은 대부분 WHO 지침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러한 약제들이 임상에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실제 사용경험 또한 많지 않기 때문에 이 지침은 소수의 임상연구 결과와 전문가의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다는 한계점이 있다. 

어떠한 환자에게 이 두 약제를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2015년 WHO 지침에서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다: 

1) pre-XDR-TB with FQ resistance, 2) pre-XDR-TB with SLID resistance (or intolerance), 3) 2가지 이상의 4군 약제를 사용할 수 없는 MDR-TB, 4) XDR-TB. 

베다퀼린과 달리 델라마니드의 경우 이에 더해 한 가지의 시나리오가 더 제시되어 있는데, 불량한 예후의 위험이 있는 MDR-TB(예를 들어 결핵의 병변이 광범위한 경우, 다른 약제에 부작용이 심한 경우, 또는 추가적인 획득내성이나 치료실패, 사망의 가능성이 높은 경우 등이 해당된다)가 바로 그것이며, 이는 이전 임상연구에서 보여준 델라마니드의 안전성과 사망률 감소의 결과를 근거로 한 것이다.

한편, 2016년 개정된 WHO 지침에서는 피라진아미드(pyrazinamide)에 내성이 있는 MDR-TB에 있어서 이전과 다른 치료 방식을 기술하고 있다. 기존의 WHO 지침에서는 4가지의 효과적인 2차약제와 피라진아미드로 MDR-TB 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고하였다. 피라진아미드는 약제감수성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처방에 포함할 것을 권고하였는데, 이는 피라진아미드의 높은 멸균력과 약제감수성검사의 낮은 신뢰도가 그 이유였다. 

하지만 이후 여러 연구에서 내성으로 확인된 피라진아미드의 사용이 MDR-TB 환자의 불량한 예후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2016년 WHO는 개정된 지침을 통해 기존의 시나리오 이 외에도 피라진아미드가 내성인 MDR-TB의 경우 다른 약제를 추가할 것을 권고했다. 추가 약제는 리네졸리드(linezolid), 클로파지민(clofazimine) 뿐 아니라 베다퀼린이나 델라마니드와 같이 새롭게 개발된 항결핵약제도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최근 발간된 국내 결핵진료지침(3판)의 베다퀼린과 델라마니드 사용 기준은 상기에 기술한 2015, 2016년 WHO 지침 내용과 거의 동일하다. 국내에서는 무분별한 신약의 사용과 이로 인한 내성의 발생을 줄이고자 결핵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사전심사를 거쳐 베다퀼린과 델라마니드의 급여 인정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베다퀼린과 델라마니드는 모두 18세 이상 다제내성 폐결핵 환자의 치료에 optimized background drug과 함께 사용하며, 사용하는 기간은 24주이다. 두 약제 모두 심전도에서 QT 간격을 연장시킬 수 있으므로 QT 간격(QTcF interval)이 500msec 이상이거나 심각한 심실성 부정맥의 과거력이 있는 환자는 사용 금기증에 해당된다. 


어떤 약제를 사용할 것인가?

아직 두 약제 간의 효과를 직접적으로 비교한 연구는 없어 두 약제 중 하나를 선택할 때에는 환자의 상태(기저질환이나 검사 결과), 부작용 발생 가능성, 그리고 약물 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합당하다. 베다퀼린은 클로파지민과 교차내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클로파지민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환자는 델라마니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베다퀼린은 대부분의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제와 약물 상호작용을 하므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인에서는 베다퀼린보다 델라마니드가 선호된다. 

반대로 델라마니드는 알부민을 통해 대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저알부민혈증(혈청 알부민 2.8 g/dL 미만)이 있는 경우는 베다퀼린을 선택해야 한다. 

2016년 개정된 endTB 지침에서는 새롭게 개발된 항결핵약제의 사용에 대해 적응증, 약제의 선택 기준, 그리고 부작용에 대한 측면에서 비교적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WHO 지침과 마찬가지로 근거가 부족하고 전문가의 의견을 위주로 작성됐다는 제한점이 있으나 실제 진료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슈를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고 베다퀼린과 델라마니드 이 외의 다른 5군 약제에 대해서도 사용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임상의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 지침에서는 불량한 예후가 예상되는 MDR-TB, pre-XDR-TB with SLID resistance (or intolerance), 그리고 2가지 이상의 4군 약제를 사용할 수 없는 MDR-TB의 경우에는 델라마니드를 우선 선택하고, pre-XDR-TB with FQ resistance, XDR-TB의 경우에는 베다퀼린을 우선 선택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표>. 

 

 

이는 이전의 임상연구에서 델라마니드가 더 높은 안전성을 가졌다는 점, 그리고 베다퀼린이 pre-XDR-TB with FQ resistance, XDR-TB에 대한 연구 결과가 더 많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제안이다. 

한편, 이 지침에서는 금기증이 아니라면 모든 환자에 대해 우선 델라마니드를 사용하고, 이후 치료에 실패한 경우 베다퀼린을 사용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베다퀼린의 긴 반감기(치료가 일시 중단되었을 경우 베다퀼린 단독치료(monotherapy)가 될 수 있다는 점, 델라마니드를 순차적으로 사용해야 할 경우 6개월의 wash-out 기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와 델라마니드의 안전성 및 낮은 약물 상호작용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약제를 우선 선택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정립된 의견이 없다. 더 많은 연구결과를 근거로 한 추가적인 지침이 나오기 전까지는 환자의 상태, 부작용, 약물 상호작용, 각 약제의 금기증 등을 감안한 임상의의 개별적인 판단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델라마니드 사용 경험례 분석

2015년 11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부산대학교병원에서 델라마니드가 포함된 약제 조합으로 치료를 시작한 MDR/XDR-TB 환자는 총 12명이었다. 이 중 델라마니드 치료 24주째의 객담배양 결과 확인을 위해 2016년 8월 이전에 델라마니드 치료를 시작한 7명의 자료를 분석하였다.  

환자들의 평균 나이는 46세였고, 남자가 4명(57%)이었다. 전체 7명의 환자 중 3명(43%)은 신환자, 4명(57%)은 재치료자였는데 재치료자 모두 2차약제로 결핵 치료를 한 과거력이 있었다. 

내성 패턴에 따라 환자들을 분류했을 때, pre-XDR-TB with FQ resistance 3명, uncomplicated MDR-TB (추가 내성이 없는 MDR-TB) 2명, pre-XDR-TB with SLID resistance 1명, XDR-TB 1명이었다. 환자들의 치료에 사용한 optimized background drug으로는 리네졸리드의 사용이 6명(86%)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이 피라진아미드 5명(71%)의 순이었다.  

델라마니드 치료가 시작될 당시 객담배양이 양성이었던 환자는 총 3명(43%)이었는데, 이들은 모두 델라마니드 치료기간 동안 배양 음전이 되었으며, 델라마니드 24주 종결 시점에 음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24weeks culture conversion rate 100%). 음전에 소요된 시간은 고체배지에서 평균 45일, 액체배지에서 평균 69일이었다. 또한 델라마니드 치료 시작 당시 객담배양이 음성이었던 4명(57%)의 환자는 모두 델라마니드 24주 종결 시점에 배양 음성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델라마니드 치료 기간 동안 델라마니드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약물 부작용은 2명의 환자에서 총 3건이 발생했는데, 피부 가려움증 2건, 오심 1건이었다. 부작용은 모두 경미했다(grade 1). 심각한 약물 부작용(serious adverse drug reaction)이나 사망자는 없었다. 

24주의 델라마니드 치료기간 동안 2명의 환자가 델라마니드 치료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는데, 첫 번째 환자는 간효소수치(alanine aminotransferase, ALT) 상승이 원인이었고(이는 피라진아미드에 의한 것이었다), 두 번째 환자는 손떨림이 원인이었다(이는 리네졸리드에 의한 것이었다). 

두 명의 환자 모두 2~3주 후 다시 델라마니드 치료를 재개했고 추가적인 부작용 없이 24주 치료를 완료했다. 24주 이전에 델라마니드를 영구적으로 중단한 환자는 없었다. 

델라마니드 치료 시작 당시 QTcF interval은 428±13msec였고, 24주 동안 최대 25±19msec의 QTcF interval 연장을 보였다. QTcF interval이 델라마니드 치료 시작 당시에 비해 60msec 이상 상승했거나 또는 500msec 이상으로 연장된 경우는 없었으며, 부정맥 발생도 없었다.


델라마니드 사용 증례

39세 여성 환자로 사구체신염의 과거력이 있었다. 2016년 5월 타병원에서 Xpert MTB/RIF assay로 RR-TB를 진단받고 피라진아미드, 아미카신(amikacin), 레보플록사신(levofloxacin), 프로치온아미드(prothionamide), 시클로세린(cycloserine)으로 치료를 시작하였으나 1달 뒤 피부 발진, ALT 상승, 급성신부전이 발생해 본원으로 전원됐다. 

항결핵약제에 대해 re-challenge test를 시행하였고 피라진아미드에 의한 피부 발진, 프로치온아미드에 의한 간독성, 그리고 아미카신에 의한 급성신부전이 확인됐다. 이후 보고된 약제감수성검사에서 이소니아지드(isoniazid), 리팜핀(rifampin), 에탐부톨(ethambutol), 스트렙토마이신(streptomycin) 이외에는 추가 내성이 없었다. 

환자는 레보플록사신(levofloxacin), 시클로세린(cycloserine), 델라마니드, 리네졸리드, 메로페넴(meropenem)+아목시실린/클라불라네이트(amoxicillin/clavulanate)의 조합으로 치료를 시작하였다. 치료 40일 후 객담 배양검사에서 음전이 확인됐다. 

환자는 리네졸리드에 의한 말초신경염 외에는 특이 부작용이 없었으며, 심전도에서 유의한 QTcF interval 연장도 없었다. 환자는 24주간의 델라마니드 치료를 완료하였으며, 24주째 시행한 가슴 컴퓨터단층촬영에서 병변의 호전을 보였다<그림>.
 

 

  정리·메디칼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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