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김규한 교수팀, 프로프라놀롤 1차 치료제 근거 제시 ...프로프라놀롤과 스테로이드 비교한 실험

▲ 서울대병원 피부과 김규한 교수(사진 좌),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최태현 교수(가운데),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정재훈 교수(사진 우)

국내 연구팀이 소아혈관종의 대표적 약물치료제인 베타차단제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을 1차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서울의대 김규한 교수(서울대병원 피부과)와  서울의대 최태현 교수(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서울의대 정재훈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팀이 프로프라놀롤과 스테로이드(steroid)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한 연구를 발표했다. 

혈관종은 영아기(0-1세)와 유아기(1-6세)에서 흔히 나타나는 양성 종양 중 하나로, 비정상적인 혈관내피세포의 증식과 혈관생성에 의해 발생한다. 

출생 시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고, 희미한 점이나 모세혈관확장증(피부에 존재하는 혈관이 비정상적, 비가역적으로 늘어난 상태) 등의 형태로 보이다가 대개 생후 첫 2주 내에 나타나기 시작하며, 빠르게 자라는 증식기(생후 8-12개월)를 지나 수년 동안 퇴행기를 거치면서 서서히 크기가 줄어든다. 

이처럼 자연히 치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거나 합병증이 생길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기도 한 질환이다.

크기가 작은 혈관종은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얼굴, 특히 눈 주위에서 눈을 가릴 경우, 혀나 후두에 생겨 기도를 막을 경우 등 위험한 부위에 생길 경우에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눈 주위에 생기는 혈관종의 유병률은 1-3%로, 이환된 환자의 약 60%에서 사시, 안구하구, 각막질환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2010년대 이후 프로프라놀롤에 대한 단편적인 연구와 위약(placebo) 대조 임상시험은 다수 있었지만 프로프라놀롤과 스테로이드 두 약물을 비교한 임상시험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두 약물에 대한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을 세계 최초로 성공적으로 시행하며 프로프라놀롤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번 번 연구는 총 34명의 소아혈관종 환아(9개월 이하)를 무작위 표본 추출해 스테로이드 치료군과 프로프라놀롤 치료군으로 나누어 16주간 약물 복용을 한 뒤 두 군 간의 유효성과 안전성 평가했다.

연구 결과, 프로프라놀롤 치료군의 치료반응률은 95.7%, 스테로이드 치료군의 치료반응률은 91.9%로, 소아혈관종 환아에서 프로프라놀롤의 치료효과가 스테로이드와 비교해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실제 통계적으로는 유의하지 않았지만 프로프라놀롤의 치료효과가 조금 더 좋게 나왔고, 안전성 면에서도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또한, 정확한 평가를 위해 치료 전 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으로 혈관종의 부피변화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연구결과의 객관성 또한 높였다.

정재훈 교수는 "혈관종에 대한 진료비가 매년 수십 억 이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초기의 적절한 치료가 부족한 경우에는 2차적인 치료에 진료비가 많이 소모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프로프라놀롤을 1차 약물 치료제로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앞으로도 소아혈관종 치료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약물 치료제의 용량 및 사용 기간 등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프로프라놀롤과 스테로이드 두 약물치료에 대한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을 세계 최초로 성공적으로 시행한 점을 인정받으며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인 '미국의학협회 피부과학저널(JAMA Dermatology)' 홈페이지 최근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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