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GPTL3 타깃 두 가지 신약, 전임상 및 유전자 연구에서 죽상동맥경화증 진행 지연 효과

 

차세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로 주목받는 PCSK9 억제제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가운데 이에 맞서는 새로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 주인공은 단일클론항체인 '에비나쿠맙(evinacumab)'과 본인과 똑같은 유전자 서열을 갖는 mRNA에 결합해 새로운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는 '안티센스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antisense oligonucleotide, ASO)'다. 

새롭게 개발된 에비나쿠맙과 ASO는 ANGPTL3 유전자를 타깃으로 작용한다. 에비나쿠맙은 ANGPTL3 유전자 활성을 억제해 지질수치를 조절하며 치료옵션이 적은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서 효과를 보인다. 

ASO는 간에서 작용하는 치료제로 ANGPTL3 유전자의 전령RNA(messenger RNA, mRNA)를 타깃으로 ANGPTL3 단백질 생산을 억제시킨다. 에비나쿠맙과 유사하게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포함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서 효과가 나타난다.

최근 두 치료제를 동물에게 투약 시 죽상동맥경화증 진행을 지연시킬뿐만 아니라 사람에서도 지질 수치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지난달 24일자 온라인판에 연이어 실리면서 새로운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알렸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휴스턴 Methodist DeBakey Heart & Vascular center의 Christie M Ballantyne 교수는 한 외신(Medscape)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많은 연구가 진행돼야 하지만, 두 신약의 긍정적인 결과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희망적인 신호로 보인다"고 피력했다.

에비나쿠맙, 전임상시험에서 죽상동맥경화증 진행 지연 입증

먼저 에비나쿠맙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시장에서 PCSK9 억제제와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신약으로 꼽힌다. 지난 4월에는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제로서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 치료제'로 지정받으면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에 미국 리제네론 유전학센터 Frederick E Dewey 박사팀은 에비나쿠맙을 이상지질혈증이 나타난 쥐에게 투약 시 죽상동맥경화증 진행을 늦출 수 있는지 관찰했다(N Engl J Med 2017; DOI: 10.1056/NEJMoa1612790). 

최종 결과 에비나쿠맙을 투약한 쥐는 대조군보다 죽상동맥경화증 진행이 지연됐고 병변 크기는 39% 줄었다(P<0.001). 이와 함께 괴사한 병변 크기는 45% 감소했다(P=0.001).

이어 연구팀은 임상1상으로서 경도~중등도 수준으로 중성지방 또는 LDL-콜레스테롤(LDL-C) 수치가 증가한 83명 환자를 대상으로 에비나쿠맙 용량증가시험(dose-escalation study)을 진행했다.

그 결과 치료 시작 4일 후부터 에비나쿠맙 용량에 의존적으로 중성지방 수치가 감소했으며(P<0.0001), 치료 시작 15일 후에는 LDL-C와 HDL-콜레스테롤(HDL-C) 수치가 모두 줄었다(각각 P=0.0047; P=0.0049).

아울러 연구팀은 DiscovEHR 인간 유전자 연구에 포함된 4만 5000여 명을 대상으로 ANGPTL3 기능소실 돌연변이(loss-of-function variants)가 나타났을 때 혈청 지질 수치를 분석했고, 중성지방이 27%, LDL-C가 9%, HDL-C가 4% 감소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Dewey 박사는 논문을 통해 "ANGPTL3 유전자 활성을 억제하면 유전적 또는 약리학적 측면에서 모두 심장보호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며 "전임상시험 및 인간 유전자 연구 결과를 통해 향후 에비나쿠맙 개발이 희망적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단 중화항체반응과 비용 문제는 넘어야 할 산으로 지적된다. 중화항체반응은 약물의 효과를 저해하는 항체가 형성되는 반응으로, PCSK9 억제제인 보코시주맙(bococizumab)은 중화항체반응이 나타나 임상이 중단된 바가 있다.

Ballantyne 교수는 "아직 에비나쿠맙 치료 시 중화항체반응이 보고된 적은 없지만 문제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면서 "아울러 용량증가시험에서 에비나쿠맙을 20mg/kg 투약했을 때 가장 효과가 좋았는데, 이는 80kg 환자에게 적용하면 1600mg을 투약해야 하는 결과다. 고용량인 만큼 비싼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제언했다.

ASO 다회요법 시 ANGPTL3 단백질, 중성지방 등 의미 있게 감소

이와 함께 ANGPTL3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는 ASO는 미국 아이오니스파마(Ionis Pharmaceuticals)사가 개발 중인 신약으로, 이번 연구를 통해 지질 조절 및 죽상동맥경화증 진행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입증했다.

아이오니스파마사의 Sotirios Tsimikas 박사팀은 LDL 수용체를 제거(knockout)하거나 식이에 의해 비만을 유발 쥐에게 ASO를 투약해 혈청 지질 수치, 죽상동맥경화증 진행 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N Engl J Med 2017; DOI: 10.1056/NEJMoa1701329).

그 결과 ASO를 투약한 모든 쥐의 간에서 ANGPTL3의 mRNA 발현이 급격하게 줄었고 중성지방, LDL-C, HDL-C, 다른 지단백질 수치가 의미 있게 감소했다.

이어 연구팀은 중성지방 수치가 90~150mg/dL 또는 150mg/dL를 초과한 44명 참가자를 대상으로 ASO를 단회요법 또는 다회요법으로 투약 시 지질 및 지단백질 수치 변화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ASO 20mg, 40mg 또는 80mg을 단회요법으로 투약한 환자군에서 ANGPTL3 단백질, 중성지방, 총 콜레스테롤, 비HDL-C 수치는 등록 당시 대비 크게 변화가 없었다.

반면 ASO 10mg, 20mg, 40mg 또는 60mg을 매주 6주간 투약한 결과, 등록 당시와 비교해 치료 시작 43일 후 ANGPTL3 단백질 수치가 10mg 투약군에서 46.6%, 20mg 투약군에서 72.5%, 40mg 투약군에서 81.3%, 60mg 투약군에서 84.5% 감소했다. 아울러 중성지방, LDL-C, HDL-C, 다른 지단백질 수치는 가장 저용량을 제외한 모든 용량에서 유의미하게 수치가 줄었다. 

Tsimikas 박사는 논문을 통해 "ANGPTL3를 타깃으로 한 ASO는 죽상동맥경화증 진행을 늦출 뿐만 아니라 죽상경화성 지단백(atherogenic lipoproteins)을 감소시킨다"며 "이러한 치료전략을 사람에게도 적용함으로써 죽상경화성 지단백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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