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포지엄·포스터로 고혈압약물 경연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대한고혈압학회와 공동으로 제4차 아태 고혈압학회의 연례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기조강연에서 호주의 Johnston 박사는 `Why does blockade of the renin angiotensin system reduce new diabetes`를 주제로 레닌-안지오텐신계 저해제가 목표장기를 저해하는 효과뿐 아니라 당뇨병의 진행을 억제하고 새로이 진단되는 당뇨병을 감소시키는 대사적 보호효과가 증명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ARB나 ACEI 외에도 CCB, 항혈전제, 베타차단제 등 여러 가지 항고혈압 약물에 대한 임상시험이 심포지엄 및 포스터 세션을 통해 발표되고 서로 비교되면서 과연 어느 약물이 효과가 우수하냐에 대한 큰 관심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단순히 항고혈압제의 혈압강하작용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혈압강하 이외의 부가적 장점의 발견을 통해 혈압조절을 뛰어넘는 추가적 이점을 부각함으로써 기존 항고혈압제와의 차별을 강조했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요 강연 및 심포지엄의 결과를 요약하여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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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안지오텐신계 차단에 의한 신규 당뇨병 감소 기전

Colin Johnston
Baker Heart Research Institute, Australia

 전세계적으로 당뇨병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20년 후 아태지역에서 당뇨병 환자는 현재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뇨병 환자의 대부분은 대사장애나 미세혈관 합병증이 아닌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하게 되며, 당뇨병이 있으면 중증 진행성 죽상경화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ANBP2 study에서는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질환이 43%, 사망률이 40%이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저해제(ACEI)를 투여시 이뇨제보다 심혈관 이벤트 및 사망률이 20% 감소하였다.
 당뇨병 환자에서 레닌-안지오텐신계 차단에 의한 예후개선은 HOPE, PROGRESS, LIFE study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당뇨병 환자는 레닌 및 안지오텐신의 혈중농도가 정상이거나 정상보다 낮기 때문에 조직에서 레닌-안지오텐신계가 활성화되어 당뇨병성 합병증 및 죽상경화를 유발할 수 있다.
 약물요법이 이환율 및 사망률 감소에 도움이 되고 있지만, 당뇨병의 진행을 저하시키거나 억제하는 것이 보건의료적 측면에서 보다 중요하다. 레닌-안지오텐신계의 차단이 당뇨병의 발병을 지연시키거나 억제하고 대사증후군에 이점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HOPE study에서는 ramipril이 신규 당뇨병의 발생률을 34% 감소시켰고, LIFE 및 VALUE study에서도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의 투여에 의해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ANBP2 study에서 ACEI는 이뇨제보다 신규 당뇨병의 발생률을 33% 감소시켰다. 최근 발표된 대규모 연구인 ASCOT study에서도 CCB+ACEI의 병용투여 환자에서 베타차단제+이뇨제 투여 환자보다 신규 당뇨병의 발생률이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레닌-안지오텐신계 차단제가 안지오텐신에 의한 산화스트레스, 염증, 사이토카인, 세포자멸사 등의 자극으로부터 췌장의 베타세포를 보호하며, 인슐린 저항성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예상된다.
 안지오텐신 외에도 당독성 및 AGE(advanced glycosylation endproducts)가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하여 베타세포의 사멸 및 섬유증 등을 유발한다.
 결론적으로 레닌-안지오텐신계 저해제가 이미 규명된 심장, 혈관, 신장에 대해 보호효과 외에도 대사적 보호작용이 있고 대사증후군의 진행과 당뇨병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음을 최근의 연구들이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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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ON study: Adalat OROS의 혈압조절 이상의 효과

Hermann Haller
Medical School Hannover, Germany

 Dihydropyridine은 고혈압 및 협심증의 1차 선택제이지만, 개발초기부터 혈관벽에 대한 보호작용이 있는 것이 알려져 왔다.
 Nifedipine의 혈관벽에 대한 보호작용은 동맥경화 환자를 대상으로 한 INTACT study에서 임상적으로 증명되었으며, 최근의 INSIGHT study에서도 nifedipine이 내막비후 및 관동맥의 경화뿐 아니라 신질환에 대한 억제효과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또 ACTION study에서 관동맥질환자는 nifedipine 투여에 의해 치료적 이점이 증명됐다. 이러한 nifedipine의 효과는 혈압강하 효과와 관계있는 것은 아니며, nifedipine이 장기를 보호하는 특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Adalat OROS의 유익한 효과에 대한 기전으로 설명되는 것이 내피세포에 대한 보호작용이다. 즉 고혈압 등의 위험인자는 내피표면의 adhesion molecule의 발현을 증가시켜서 백혈구 및 혈소판과 결합시키며, 활성산소 생성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작용에 의해 내피세포의 투과성이 변하면서 혈관표면에서 탈락하면서 혈관손상이 시작될 수 있다. Dihydropyridine은 NO 분비를 증가시키고 활성산소의 농도를 감소시킨다.
 또한 내피의 adhesion molecule의 발현을 감소시켜 내피세포의 투과성을 저하시킴으로써 플라크 형성을 저해한다. 최근 dihydropyridine이 혈관의 재생에 관여하는 내피 전구세포에 영향을 줌으로써 혈관을 보호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러한 dihydropyridine의 특성으로 Adalat OROS가 만성 혈관질환에서 혈압강하 이상의 유익한 효과를 갖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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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군 환자에서 valsartan 심장보호 효과

Gordon T. McInnes  
University of Glasgow, UK

 Angiotensin II가 심혈관질환의 병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에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에서 레닌-안지오텐신계의 차단은 혈압강하 이상의 효과를 가진다. VALUE study에서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고혈압 환자에서 valsartan은 amlodipine과 심장질환의 이환율 및 사망률 예방효과가 동등하였으며, 심부전의 예방효과에서는 이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valsartan 투여군에서 신규 당뇨병의 발생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나, 이는 valsartan이 당뇨병성 심혈관질환에 대한 보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즉 VALUE study는 고위험군 환자에서 valsartan이 심장보호가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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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TARGET/TRANSCEND study 배경 및 이론적 근거

Peter Sleight  
John Radcliffe Hospital, UK

 ACEI는 사망률,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개통술의 필요성, 신증, 당뇨병 및 당뇨병성 합병증 등을 감소시킨다. ARB에 대한 연구는 ACEI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 않으나, 이론적으로 ACEI와 보호효과는 같으면서 내약성은 우수할 것으로 생각된다. 혈압이 조절되고 있는 고위험군 환자에서 ARB의 단독투여의 효과 및 ACEI와 병용투여의 효과에 대해 평가하기 위해 두 연구를 실시하게 되었다.
 ONTARGET/TRANSCEND study에서 대상으로 한 환자 3만명은 아시아 환자가 포함되었고 환자의 연령이 약간 높고 뇌혈관 질환자가 높은 것을 제외하면 HOPE study의 환자와 유사하다.
 좌심실부전이 없고 혈압이 잘 조절되는 대규모 고위험군 환자에서 telmisartan의 효과를 ramipril과 비교를 통해 평가하며, 안지오텐신을 억제하는 두 가지 약제를 비교하는 가장 큰 무작위 임상시험으로서 2007년경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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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과 고혈압 및 당뇨병성 신증 치료

Lawrence G. Hunsicker
University of Iowa, USA

 레닌-안지오텐신계의 차단은 진행성 신질환에 대한 보호효과가 있다. 이는 Collaborative Study Group`s Captopril trial, IDNT 및 RENAAL, Benedict study 등 당뇨병 및 비당뇨병성 신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증명이 되어왔다.
 또한 신보호를 위해 ACEI와 ARB를 병용하여 레닌-안지오텐신계를 이중으로 차단하는 방법이 제안되고 있다. 신질환뿐만 아니라 IDNT와 RENAAL 및 CHARM study에서 레닌-안지오텐신계 차단이 울혈성 심부전을 예방함을 증명했다.
 수축기 혈압을 130㎜Hg 이하로 엄격히 조절하는 것에 대한 문제는 상대적으로 소홀했으나 이것은 레닌-안지오텐신계를 차단하는 것만큼 중요하며, 최근 CAMELOT study에서는 심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한 적절한 목표 수축기 혈압은 130㎜Hg 이하라고 주장했다. 수축기 혈압 10㎜Hg의 증가는 신질환 진행의 위험을 39% 증가시킨다.
 IDNT study의 사후분석결과, 레닌-안지오텐신계 차단 및 수축기 혈압의 저하에서 오는 이점은 서로 독립된 인자로서 병용효과가 있다.
 즉, ARB를 최대 용량 투여한 환자에서는 수축기 혈압의 저하가 효과적이며, 이미 목표혈압을 달성한 환자에서는 ARB를 투여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IDNT study에서는 레닌-안지오텐신계를 차단하면서 수축기 혈압을 20㎜Hg를 저하시켰을 때 신질환의 위험을 총 63%, 울혈성 심부전의 위험을 50% 감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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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신경 과활성: Eprosartan의 고혈압 이상의 효과

Athanasios J. Manolis
Tzanio Hospital, Greece

 Eprosartan은 ARB로서 AT쐜 수용체를 억제하여 레닌-안지오텐신계를 차단하지만, 동시에 전시냅스(presynaptic)에 존재하는 AT쐜 수용체에 대한 길항효과를 가짐으로써 norepinephrine을 억제하는 교감신경 억제작용도 있다. 즉 eprosartan은 이러한 두 가지 기전을 통해 고혈압에서 혈압조절뿐 아니라 그 이상의 임상적 중요성이 있다.
 MOSES study는 eprosartan 및 nifedipine의 뇌졸중 발생 이후의 이차적 예방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두 약물 투여후의 이환율 및 사망률을 측정했다.
 두 약물은 혈압강하 효과가 유사했으나, eprosartan은 nifedi-pine보다 사망률과 뇌혈관 및 심혈관 이벤트를 포함하는 복합적 평가항목의 결과를 21% 감소시켰으며, 특히 뇌혈관 이벤트는 25% 저하시켰다.
 뇌혈관 이벤트 감소에 효과적이라고 잘 알려진 약물과 비교하여 eprosartan은 유사한 혈압강하 상태에서 심혈관 및 뇌혈관의 이환율과 사망률 감소에 더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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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artan의 뇌졸중 위험 감소효과

Sverre E. Kjeldsen
Ullevaal University Hospital, Norway

 ARB인 losartan이 베타차단제보다 뇌졸중 위험 감소효과가 우수함을 증명한 연구가 LIFE study이다. 좌심실비대가 있는 고혈압 환자 9,193명에서 losartan은 atenolol보다 치명적 뇌졸중 및 죽상혈전성 뇌졸중의 위험도가 유의하게 감소하였으며, 이러한 예방효과는 혈압 등 환자의 위험인자와는 관련성이 없었다.
 5년간의 치료기간 동안 뇌졸중 예방에 필요한 치료 환자수(number needed to treat)는 54명이었으며, 뇌혈관 질환, 수축기 고혈압, 심방세동이 있는 환자에서 뇌졸중에 예방에 필요한 치료 환자수는 각각 25, 24, 9명으로 저하되어 이러한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특히 치료적 이점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심혈관 위험인자 및 좌심실비대가 있는 고혈압 환자에게서 losartan은 기존의 치료법에 비해 치료적 이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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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용량 아스피린 의한 심혈관 합병증 1차적 예방

J. Michael Gaziano
Brigham and Women`s Hospital, USA

 Aspirin의 심혈관질환에 대한 2차적 예방효과는 수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되어 왔다.
 항혈전연구자 모임의 세번째 메타분석은 287개의 연구의 이십만명의 환자에서 여러 용량의 aspirin과 기타 항혈소판제로 구분하여 효과를 비교하였다.
 심혈관질환의 고위험군 환자에서 aspirin으로 항혈소판 치료를 실시한 군에서 다른 군보다 중증 혈관 이벤트가 약 25% 감소했다.
 항혈소판 치료는 심근경색 병력, 뇌졸중, 일과성 뇌허혈, 협심증 등 다양한 고위험군 환자에서 예방효과가 있다.
 특별히 금기사항이 없는 환자라면 75~150 ㎎의 저용량 aspirin을 투여하는 것이 이상반응을 최소화하며, 효과는 우수하기 때문에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심혈관질환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던 환자들에 대한 위험성 및 효과에 대한 분석은 간단하지 않다.
 각기 다른 4개의 연구에서 총 95,456명의 환자는 aspirin이 1차적 심혈관질환에 대한 예방효과가 있음이 증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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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ARB: Olmesartan medoxomil

Anthony M. Heagerty
University of Manchester, UK

 현재 시판되는 7가지의 ARB 중에서 olmesartan medoxomil은 가장 최근에 개발되었다. Olmesartan은 3,5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에서 1일 1회 복용으로 24시간 동안 혈압강하 효과가 두 자리 수를 기록해 ACEI뿐 아니라 다른 ARB보다도 효능이 우수했다.
 Olmesartan의 우수한 효과는 유럽에서 실시된 Olmepas 및 Olmebest study에서도 증명되었다. Olmepas study는 독일의 고혈압 환자 11,959명에서 12주 동안 olmesartan 20㎎을 투여했을 경우, 중등증 및 중증 고혈압 환자가 초기 80.4%에서 연구종료시 7.2%로 감소하였다.
 이완기 혈압이 평균 14.2㎜Hg 감소했으며 치료 반응률은 80.9%였다. Olmebest study는 유럽 10개국에서 8주 동안 실시되었으며, 이중 823명의 독일 환자의 결과는 이완기 혈압의 감소가 평균 11.8 ㎜Hg였고 반응률은 75.8%였다.
 Olmesartan은 혈압강하 효과가 뛰어나고 반응률이 우수하다는 것이 임상적으로 증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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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B의 치료적 차이에 대한 새로운 지견

Peter A. Meredith
University of Glasgow, UK

 고혈압 환자에게 서방형 CCB (calcium channel blocker)를 사용하면 심혈관질환의 이환율 및 사망률이 감소되는 것이 증명되었지만, 이는 1일 1회 복용하는 모든 CCB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발표된 amlodipine besylate에 관한 두 가지 연구는 특히 amlodipine besylate의 우수한 심혈관 보호효과를 증명하고 있다.
 CAMELOT study는 관동맥질환 및 이완기 고혈압이 있는 환자 1991명을 amlodipine 투여군과 enalapril 투여군으로 분류하고 2년간 추적조사했다.
 주요 심혈관계 이상반응으로 평가한 1차 평가항목의 결과enalapril 투여군은 유의적 효과가 없었던 것과 달리 amlodipine 투여군에서 유의성 있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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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rcanidipine의 혈압조절 이외의 효과

Gastone Leonetti
University of Milan, Italy

 고혈압 환자에서 혈압조절만으로 심혈관 합병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표적장기 보호나 내피기능 향상 등의 효과가 심혈관질환의 예후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
 그러한 점에서 lercanidipine은 혈압강하 효과 이외에도 좌심실비대, 신질환, 내피손상에 대한 보호효과가 있다.
 Lercanidipine의 좌심실비대에 대한 억제효과가 losartan이나 hydrochlorothiazide에 비해 우수하다는 것이 증명된 바 있다.
 Zafra study에서는 만성 신질환에서 lercanidipine을 ACEI 또는 ARB와 병용투여시 크레아티닌 배설률이 개선되고 미세알부민뇨가 감소했다.
 이외에도 lercanidipine은 항산화작용을 통해 내피손상의 억제한다. 결론적으로 lercanidipine은 심혈관 합병증에 대한 위험 요소인 심장, 신장, 내피에 대한 보호효과가 있는 항고혈압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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