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P 조직위, 등급별 후원금 요구 갑질논란 해명

 

2017 세계약사연맹(FIP) 서울총회 및 세계약사학술대회 개최를 위한 예산마련 관련 갑질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FIP 조직위원회가 제약사 측에 후원금을 강요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회 100일을 앞두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예산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사그러들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FIP 조직위원회는 최근 제약업계에 최소 1000만원부터 5억원 이상의 후원금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조직위에서 추산한 예산은 15억원~20억원 수준. 현재 확정된 예산은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하는 2억원을 포함해 20%도 확보가 안된 상황이다. 

이에 최대 5억원 이상인 ▲다이아몬드 플러스부터 ▲다이아몬드(2억원 이상) ▲플래티넘(1억원 이상) ▲골드(5000만원 이상) ▲실버(3000만원 이상) ▲브론즈(2000만원 이상) ▲실버스톤(1000만원 이상) 등으로 금액별로 나눠 후원을 요청했다.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플러스 업체와 다이아몬드 업체에는 전시부스 8개 제공, 포토존에 로고 삽입, 홈페이지에 스폰서 명시, 행사 가이드북 광고 수록 등을 해주고, 다이아몬드 플러스 업체는 여기에 더해 모든 행사 제작물에 로고를 넣어준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제약사 입장에서는 통상적으로 지원하는 후원금 수준을 벗어나는 고액이라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연간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라는 것과 다름없다. 이처럼 큰 학술대회가 있다는 것을 사전에 예고라도 해줬다면 예산을 계획할 때 참고라도 했을 것"이라며 "주관하는 곳이 FIP 조직위원회지만 결국 따지고보면 약사회에서 하는 요청이나 다름없어 무시할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 조찬휘 회장은 1일 가진 간담회에서 "5억원을 줄 제약사도 없거니와 강요한 적도 없다"며 "앞으로도 압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직위 측은 "선례를 보면 FIP개최를 위해 1억원 이상 후원하는 곳도 있었고 실제 우크라이나의 한 업체는 6000만원 수준의 후원을 얘기하고 있다"며 "전세계 약사들의 올림픽인만큼 거둘 수 있는 홍보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조직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공문만 발송했지만 이번달부터 본격적으로 제약사들과 만날 예정"이라며 "회사 규모에따라 금액을 얘기할 수 있지만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약사 후원금으로 충당하지 못할 경우 다른 계획도 세우고 있다"며 "약사사회와 제약계가 함께한다는데 더 의의를 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FIP 정기학술대회는 세계 각국의 약사 및 약학단체의 대표자회의, 세계약학대학학장 포럼 및 4일간의 국제학술대회로 이뤄진 세계 최대 규모의 정기학술대회 행사로, 올해는 오는 9월 10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코엑스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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