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부전 경험이 없는 심근경색 환자, 베타차단제 복용 후 생존 혜택 없어

심근경색 환자가 베타차단제를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5월 29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심부전 경험이 없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베타차단제 복용 후 의미 있는 생존 혜택이 없었다.

베타차단제는 손상된 심장이 다시 효과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제로, 2013년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 ST분절상승 심근경색(STEMI) 가이드라인에서는 심근경색 발생 24시간 이내에 베타차단제를 복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Class I).

하지만 심부전 경험이 없는 심근경색 환자에게도 베타차단제가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은 상황.

이에 영국 리즈 의대 Marlous Hall 교수팀은 심부전 경험이 없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베타차단제 복용 시 사망률이 감소하는지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영국 MINAP(Myocardial Ischaemia National Audit Project)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의 데이터를 토대로 메타분석을 진행했다.

2007년부터 2013년 6월까지 심부전 경험이 없지만 급성 심근경색이 발병한 약 17만 9000명 환자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이들 중 베타차단제를 복용한 경우는 STEIMI 환자에서 96.4%, 비ST분절상승 심근경색(NSTEMI) 환자에서 93.2%로 대다수 환자가 증상이 나타난 후 베타차단제를 복용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베타차단제 복용군과 비복용군으로 분류해 1년 사망률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보정하지 않은 1년 사망률은 베타차단제 복용군과 비복용군이 각각 4.9%와 11.2%였다. 여러 요인을 보정하지 않았을 때는 베타차단제 복용군에서 유의미한 생존 혜택이 나타났다(P<0.001).

그러나 교란요인을 보정한 1년 사망률에서는 두 군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P=0827). 게다가 이러한 양상은 STEMI 환자(95% CI 0.98~1.58; P=0.637) 및 NSTEMI 환자(95% CI -0.68~0.54; P=0.819)에게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즉 심부전 경험이 없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베타차단제를 복용하더라도 의미 있는 생존 혜택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연구팀의 전언이다.

Hall 교수는 논문을 통해 "연구 결과 급성 심근경색 환자는 베타차단제를 과복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환자뿐만 아니라 영국의 국가보건서비스(NHS)에도 상당한 의료비용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이번 연구는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관찰연구이기에 향후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통해 베타차단제 복용에 따른 예후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교신저자인 영국 리즈 의대 Chris Gale 교수는 "심부전 경험이 없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에게 베타차단제가 효과적인지 근거가 확실하지 않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이들에게 베타차단제 복용에 따른 생존 혜택이 없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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