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혈압 관련 전 국민 교육 및 가정혈압계 인증 등 진행…'전자혈압계' 정착에도 박차

▲ 대한고혈압학회가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정혈압의 중요성을 알리고 관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좌부터) 김용진 총무이사, 박성하 학술이사, 김철호 이사장, 현민수 홍보이사.

대한고혈압학회가 미진한 가정혈압 인지율을 높이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한다.

고혈압 환자 '3명 중 1명'만 가정혈압을 측정하는 것으로 조사돼, 가정혈압의 중요성을 알림으로써 혈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궁극적으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겠다는 의미다.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대한고혈압학회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김철호 이사장(서울의대 순환기내과)은 "가정혈압 관리로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가정혈압이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없는 상황이다"며 "가정혈압 측정이 잘 이뤄져야 고혈압 인지율을 높일 수 있다. 이에 가정혈압에 대한 전 국민 교육 및 가정혈압계 인증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첫걸음으로 학회는 학술대회 첫날인 26일 '가정혈압 포럼' 발족식을 가졌다. 포럼을 통해 환자 교육에 주력함으로써 가정혈압의 중요성을 알리겠다는 것.

김용진 총무이사(서울의대 순환기내과)는 "미국 역시 가정혈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혈압은 1년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3개월 또는 한 번 측정한 혈압이 정확하다고 할 수 없기에, 환자들에게 혈압 측정법과 그 중요성에 대해 강조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학회는 2020년부터 진료현장에서 '수은혈압계' 자리를 대체할 '자동혈압계'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013년 UN환경계획(UNEP)이 수은 함유 의료기기를 금지하는 미나마타 협약을 체결한 후 협약 발효가 2년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임상에서는 골드 스탠다드로 여겨졌던 수은혈압계 사용이 금지되면서 전자혈압계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 특히 국제인증을 받은 자동혈압계가 없는 실정이기에 임상에서는 혼란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학회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해 자동혈압계 인증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이사장은 "자동혈압계 인증 문제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듦으로써 해결하고자 한다"며 "국내에서 개발된 전자혈압계의 인증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아직 국내 대학병원에서 인증받은 전자혈압계가 없기에, 인증작업부터 진행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나날이 발전해가는 과학기술에 발맞춰 환자들이 스마트 기기 등으로 혈압을 쉽고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김 이사장은 "최근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많이 개발됐다"면서 "향후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을 임상에서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고자 한다. 아울러 이를 수가화 하는 등의 작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SPRINT 연구가 몰고 온 목표혈압 '120/80mmHg', 국내에는 '영향 없다'

이와 함께 학회는 국내 고혈압 환자들의 목표혈압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서로 다른 목표혈압을 제시하고 있고 SPRINT 연구 발표 후 혈압을 낮추면 낮출수록 좋을지에 대해서 임상에서는 혼돈이 일고 있는 상황.

이에 학회는 2013년 발표된 국내 진료지침의 목표혈압에 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즉 현재 진료지침에서 제시하는 '140/90mmHg 미만' 목표혈압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김 이사장은 "SPRINT 연구에서 혈압 측정법은 기존 혈압 측정법과 다르기 때문에 약 10mmHg 정도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현재 목표혈압인 140/90mmHg 미만, 80세 이상은 수축기혈압 150mmHg 미만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민수 홍보이사(순천향의대 심장내과)는 "2013년 진료지침 발표 후 목표혈압 관련 연구가 많이 발표됐지만 아직 국내 진료지침을 개정할 계획은 없다"며 "단 상시적으로 논의 자리를 통해 진료지침 개정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춘계학술대회에서는 SPRINT 연구에서 고위험 고혈압군의 적극적인 혈압 조절이 심혈관질환 발생의 추가 감소 효과가 입증되면서 향후 목표혈압을 어떻게 조정할지에 대한 논의 자리가 마련됐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