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협회 홍정용 회장 "시설투자와 인건비 상승으로 병원은 암담한 상항" 호소

▲ 대한병원협회 홍정용 회장

수가협상이 한창인 가운데 대한병원협회 수장이 내놓은 말은 "암담하다"라는 것이었다. 

19일 기자들과 만난 병협 홍정용 회장은 메르스 사태 이후 시설, 인력 등 병원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 큼에도 정부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홍 회장은 "최근 감염관리, 환자경험평가 등으로 병원은 많은 시설과 인력을 투자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가 이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라며 "시설이나 인력이 더 필요함에도 병원이 수가를 똑같이 받아야 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특히 병원의 인건비 부담을 정부가 감안해야 한다는 얘기도 했다.

그 근거로 건강보험 수가인상률과 물가지수를 제시했는데, 2001년 기준 누적인상률이 임금 123.7%인데 비해 소비자물가는 47.2%, 건강보험수가는 32.0%라는 것. 
 
홍 회장은 "정부의 수가 인상률로는 병원 인건비를 부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내가 운영하는 병원도 인건비 비율이 약 60%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병원이 인건비 부담이 50% 이상이라 힘들어하고 있다. 정부가 병원의 힘든 상황을 신경써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부가 지적하는 병상수 증가에 대해서는 억울암을 호소하기도 했다. 

급격히 증가하는 병상수의 대부분은 요양병상이라는 것이다. 2016년 4/4분기 기준으로 상급종합병원의 병상수는 4만여개이고, 종합병원은 9만 2천여개, 의원 7만여 개이고, 요양병원이 24만 7천여 개다. 

홍 회장은 "정부가 OECD와 비교하며 60만 병상이라며 병상의 증가를 우려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60만 병상 중 요양병원이 24만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정신병원과 병원 등은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난해 수가협상에서 병협은 협상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메르스 사태를 피땀 흘려 극복한 병원계의 존재 가치를 강조하며 9차 협상까지 진행했고, 결국 1.9% 인상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병협은 2012년 1.7%를 시작으로 2013년 2.2%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이후 2014년 1.9%, 2015년 1.7%, 2015년 1.4%로 하락세를 걷다 지난해 1.9% 인상이라는 급반등을 이뤄냈던 것이다. 

병협은 올해 메르스 이후 시설투자와 인건비 등이 병원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 주제로 수가협상에 임하고 있다. 지난해 발휘했던 병협의 협상력이 올해 또 발휘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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