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한승 대한의원협회장, "3기 집행부는 의원협회의 핵심역량에 집중할 것"

▲ 대한의원협회 송한승 회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지난 2011년 대한의원협회가 출범할 당시 개원의들 반응은 뜨거웠다. 대한의사협회나 각과 개원의협의회가 있었지만, 개원의들의 어려움을 제대로 이해하고 긁어주는 단체는 없었기 때문이다.

의원협회는 개원의들이 병원을 운영하면서 힘들어하는 실사지원 서비스, 세무와 노무, 청구 삭감대응법 등 그야말로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에 대해 개원의들은 폭발적 의원협회 회원 가입으로 화답했다. 

그렇게 회원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시작했던 의원협회가 6번째를 맞으면서 3기 집행부도 지난달 초 출범했다. 3기 집행부의 수장을 맡은 사람은 송한승 회장(나눔의원 원장)이다. 

"진심으로 개원의를 이해하는 단체라 호응이 컸다" 

송 회장은 의원협회 태동 당시를 회상한다. 내과의사가 물리치료를 해야 하고, 정형외과에서도 고혈압 환자를 진료해야 생존할 수 있는 그때 상황이 안타까웠다고.

그는 "2011년 개원의들에게 여러 이슈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색깔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정부가 개원의들을 몰아가면서 평준화하려고 했다. 그래서 과 구분 없이 우리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수 있는 의원협회가 호응을 받았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의원협회가 개원의들 사이에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연수강좌와 아나바다 세미나를 꼽을 수 있다. 강좌의 제목도 '내일 바로 도움이 되는 실전 진료가이드' 등으로 잡아 개원의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개원의들에게 꼭 필요한 강좌를 준비해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던 것. 

연수강좌의 좋은 평가 뒷면에는 의원협회 집행부의 노력이 있었다. 
그는 "준비를 위해 집행부가 2~3달 정도 전부터 어떤 것이 개원의들에게 도움이 될지 기획하고, 심지어 강사인 대학교수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한 적도 많다"며 "아나바다 세미나는 개원가에 있는 실력 있는 의사들이 대규모 강좌에서 할 수 없는 교육을 소규모 강좌로 진행하면서 반응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개원의에게 도움줄 것" 

6년이란 시간이 쌓인 지금은 의원협회의 역할도 과거와는 달라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그가 선택한 키워드는 '핵심역량'이다. 그동안 의원협회가 회원들의 이익을 위해 의료배상책임보험, 신용카드, 세무법인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지만 이제는 회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만 챙기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의원협회는 각종 서비스 단체가입이나 의료기기, 소모품 등의 공동구매 사업을 진행했다"며 "그 결과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해당 서비스 업체의 횡포를 개선해 시장질서를 바로잡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했다. 

또 "전임 윤용선 회장이 협회를 너무 잘 이끌어 왔기 때문에 사실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다"며 "3기 집행부에서는 의협이나 개원의협 등과 일부 겹치는 사업들은 정리하고, 회원들의 목소리를 들어 핵심적인 것들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원협회의 사업을 선택과 집중으로 끌어가겠다는 그의 말 속에 6년 동안의 수고로움이 담겨 있다. 신생 임의단체에다 적은 인원, 부족한 재정이라는 악조건을 딛고 의료계 아젠더를 만드는 작업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의협의 역할 이제 달라져야!" 

인터뷰 끝자락에 그는 이제 의협의 역할은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를 강조했다. 의협은 대학병원에 있는 교수, 개원의, 전공의 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단체인데 실제 그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 대한의원협회 송한승 회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그는 "대학교수도 전공의 등도 의협의 회원이다. 그런데 의협이 과연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전공의들의 어려움을 의협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나"라고 반문하며 "표면적으로는 개원의 이익을 위해 싸운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의협이 의사 모두를 아우르고 여기에 국민의 이익과 공익적 목소리도 낼 수 있는 단체로 변화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사회적 요구이고 가야 할 방향이라는 것.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후보들의 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대통령 후보들이 너도나도 3차병원에 집중되는 것을 막고 일차의료 살리기를 얘기하고 있지만 현실을 모르는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빅5병원 등이 왜 외래환자 진료나 암병원 등에 집착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대통령 후보들이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을 막으려고 하지만 의미 없는 짓이다. 1차 의료기관과 3차의료기관은 별개가 아니라 같이 가기 때문"이라며 "빅5 병원을 비롯한 대형병원이 외래 환자를 많이 보지 않아도, 중증환자를 치료하거나 중환자실 운영에 어려움이 없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1차 의료도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 후보들이 의료에 대한 자기 견해나 철학 없이 참모들이 하는 얘기들을 듣는 것 같다"며 "후보들은 의료를 바라보는 큰 그림이 있어야 하고, 국민이 원하는 의료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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