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제미글로·제미메트’로 선방...BMS·화이자, 매출 하락 ‘쓴맛’
판권회수한 제품은 마이너스 성장하기도

과거부터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의 코마케팅은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최근 국제 경제의 저성장 기조와 내수시장 부진 등으로 국내사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코프로모션은 제약업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코프로모션은 계약 만료로 인한 판권 회수 시 발생할 수 있는 타격 등 대내외적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당장 캐시카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직도 매력적인 상황. 

마케팅 전략의 대세로 자리 잡은 제약사 간의 코프로모션은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많이 이뤄졌다. 블록버스터 약물들도 새 옷으로 갈아입은 현재, 누가 외형성장의 기회를 잡았을까? 

 

선방한 LG화학…씁쓸한 BMS·화이자

국내에서 활발하게 이뤄지는 코프로모션 품목들의 올해 1분기 성적표는 어땠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LG화학은 시장에서 선방했고, BMS와 화이자는 씁쓸한 뒷맛을 안겼다.  

LG화학과 대웅제약이 공동판매 중인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 제미글로(제미글립틴)와 복합제 제미메트(제미글립틴/메트포르민)는 코프로모션 품목으로 아토젯에 이어 시장에서 선방했다. 

우선 제미메트는 올해 1분기 97억원(유버스트 기준)의 원외처방액을 기록, 전년(47억원) 대비 51.6% 성장했다. 이와 함께 제미글로도 올해 1분기 70억원을 기록하며 58억원에 불과하던 전년 동기 원외처방액을 17.1% 성장시켰다. 

하지만 BMS와 화이자는 지난해와 올해 국내 시장에서 코프로모션으로 쓴 맛을 봤다. 

녹십자와 BMS가 코프로모션 중인 B형 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엔테카비르)는 특허 만료에 따라 약가가 53.55%까지 떨어지면서 올해 1분기 184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268억원) 대비 45.7% 감소한 수치로, 매출 하락이란 위기를 맞았지만, 특허만료에 따른 약가인하를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0월 바라크루드는 특허가 만료되면서 기존 70% 수준으로 약가가 인하됐고, 1년 후인 2016년 9월 특허만료 이전 가격의 53.55%로 낮아진 바 있다.   

화이자 역시 제일약품과 골관절염·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쎄레브렉스(세레콕시브),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 통증치료제 리리카(프레가발린) 등 코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재미를 보지 못한 상황이다.   

세 품목 가운데 특히 쎄레브렉스의 추락을 막지 못했는데, 쎄레브렉스의 올해 1분기 원외처방액은 77억원으로 전년동기(106억원) 대비 37.7% 급감했다. 

종근당 VS 대웅제약, 그 승자는?

다국적사와 국내사의 활발한 코프로모션은 종근당과 대웅제약의 라이벌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지난해 1월 MSD의 자누비아 패밀리, 바이토린, 아토젯 등 블록버스터 품목 판권이 대웅제약을 떠나 종근당 품에 안기면서 흥미로운 라이벌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양사의 코프로모션 대결의 승자는 과연 누구였을까? 아직까지는 대웅제약이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자누비아, 자누메트, 자누메트XR 등 자누비아 패밀리는 본격 종근당 옷으로 갈아입은 지난해 1분기 356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도 358억원의 원외처방액을 올리면서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세부적으로 자누비아가 올해 1분기 105억원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면서 전년동기(113억원) 대비 7.6% 떨어졌지만, 자누메트XR은 같은 기간 78억원에서 87억원으로 10.3% 상승시키면서 그 차액을 메웠다.

아울러 바이토린(심바스타틴/에제티미브)을 아토젯(아토르바스타틴/에제티미브)으로 스위칭하기 위한 전략도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아토젯이 고지혈증환자들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게 입증되고 국내 클리닉 시장에 정통한 종근당이 판매를 담당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바이토린은 올해 1분기 86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매출액인 163억원에 비하면 89.5% 감소한 액수다. 다만, 아토젯을 같은 기간 동안 29억원에서 92억원으로 68.5% 성장시키면서 바이토린에서 아토젯으로 스위칭을 시도한 MSD와 종근당의 전략은 적절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종근당이 대웅제약의 영업력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이 자누비아 패밀리를 종근당에 빼앗기면서 LG화학으로부터 데려온 제미글로, 제미메트는 전년 동기 대비 성장을 이어갔다. 

제미메트는 올해 1분기 97억원의 원외처방액을 올리며 전년 동기(47억원) 대비 51.6%의 성장을 이끌었고, 제미글로 역시 각각 58억원에서 70억원으로 17.1%를 성장시켰다. 반면 크레스토가 전년 동기 대비 8% 하락했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판권 회수 품목은 마이너스 성장

한편,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 간의 코프로모션을 통한 동거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는 DPP-4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가브스(빌다글립틴)와 가브스메트(빌다글립틴/메트포르민)에 대한 노바티스와 한미약품의 코프로모션이 종료됐고, GSK가 5개 품목에 대한 판권을 동아ST로부터 회수하면서 둘 사이의 끈끈(?)했던 6년간의 동거가 청산되기도 했다. 

더 이상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오리지널사의 판권 회수 전략은 유효했을까? 결과는 협업의 효과가 더 우수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가브스와 가브스메트의 경우 올해 1분기 실적은 한미약품과 공동 판매하던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가브스는 지난해 1분기 32억원의 실적을 올렸지만 올해 1분기에는 2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5% 하락했고, 가브스메트 역시 같은 기간 동안 99억원에서 92억원으로 7.6%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6년 동안 동아ST와 함께한 GSK의 품목들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B형간염 1차 치료제 제픽스(라미부딘)와 2차 치료제 헵세라(아데포비어디피복실)는 동아ST로부터 판권을 회수한 이후 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다. 제픽스는 지난해 1분기 23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반면, 판권을 회수한 올해 1분기에는 18억원에 불과, 전년 동기 대비 27.8% 하락,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헵세라 역시 같은 기간 동안 33억원에서 25억원으로 32%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천식치료제 세레타이드에보할러(살메테롤지나포산염/플루티카손프로피오네이트)는 같은 기간 동안 61억원에서 49억원으로 24.5%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고,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아보다트(두타스테리드)도 각각 77억원에서 62억원으로 24.2% 실적이 급락했다. 

그나마 대상포진 치료제 발트렉스(발라시클로비르)와 비염치료제 아바미스(플루티카손푸로에이트)가 전년 동기 대비 비슷한 매출액을 기록한 게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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