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박상훈
한림의대 교수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소화기내과

최근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간경화 치료의 최신 지견'을 주제로 2017 Liver Forum by Samil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한림의대 박상훈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한양의대 전대원 교수, Tokyo Women’s Medical University, Prof. Etsuko Hashimoto 및 Université Pierre et Marie Curie Hopital Pitie Salpetriere, Prof. Vlad Ratziu가 차례로 강연하고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본지에서는 이날의 강연 및 질의응답 내용을 요약·정리했다.






지방간 진단의 최근 동향

전대원
한양의대 교수
한양대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지방간의 진단은 지방량, 섬유화(fibrosis) 진행 정도 및 염증을 평가하는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이를 위해 초음파(sonography)검사가 가장 흔하게 사용돼 왔지만, 지방간 진단에 있어 민감도와 특이도가 낮다는 문제가 제기됐다(Eur Radiol. 2011;21:87-97). 

초음파를 통한 지방간 진단
초음파검사를 통한 지방간 진단은 관련 논문들이 50년 전 발표된 것이어서 현재의 임상 실정이 반영되지 않았다. 이후 영상의 질과 기기가 발전해 지방간 진단을 위한 초음파검사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재확인할 필요성이 있다. 본원에서 184명의 지방간 환자 및 정상인을 대상으로 간 초음파검사와 멀티에코라 불리는 자기공명영상-양자밀도 지방비율(magnetic resonance imaging- proton density fat fraction, MRI-PDFF)검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간-신장 에코를 이용한 진단에서 초음파검사의 경증 지방간에 대한 민감도는 96.6%로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문맥의 소실 현상이 보이는 중등증 지방간 역시 민감도 100%, 특이도 85.9%를 나타내 초음파 진단 기술이 이전에 비해 많이 발전한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검사자에게 적절한 교육 후 검사를 시행하면 결과의 편차가 감소하므로 일반 병원에서도 기준을 명확히 설정해서 검사를 시행할 경우 초음파검사를 지방간 진단에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MRI를 통한 지방간 진단
최근 간의 지방량을 정량화하는 데 있어 가장 발전한 분야가 MRI이다. MRI-PDFF는 기존의 표준 진단법이었던 MR Spectroscopy와 비교해도 상관성이 매우 높으며, 현재 16초 안에 간 전체를 스캔해 구획별 지방량을 측정하는 기술이 상용화됐다. 하지만 MRI-PDFF가 상용화되면서 간의 구획별로 지방량에 편차가 심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그림 1>.

 

 

젊고 BMI, 지방 분율, 혈중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을수록 간 구획의 지방량 편차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필요하다. 본원에서 시행한 연구 결과 4/5 구획을 측정할 경우 전체 평균값과 비슷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본원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4/5 구획을 측정해 추정치로 사용하고 있다.

간 섬유화 진단기술
지방간 환자에서 섬유화 진행을 측정하는 기술로는 acoustix radiation force impulse (ARFI), magnetic resonance elastography (MRE), supersonic shear imaging (SSI)가 있다. ARFI와 SSI는 직접 검사 시행자가 영상을 보면서 원하는 간 부위에 섬유화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모든 기관에서 사용하기 어렵고 초음파 전문가(sonographer)가 수행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기존의 논문들을 보면 MRE의 성능이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진행된 간 섬유화의 검출 능력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난다(Hepatology. 2014;60:1920-8). 대부분의 경우 MRE가 다른 검사법 대비 우수하지만, 염증이 있거나 철분 과다축적(iron overload)이 있는 경우 정확도가 감소하는 제한점이 존재한다. 


지방간 진단의 현실적 문제점
국내의 경우 지방간에 관심 있는 병리의사의 수가 매우 적다. 일반 병원에서 간 생검을 하는 경우도 드물어 병리학자들의 진단 기준도 굉장히 다양하다. 따라서 임상의사와 병리의사가 합심해 지방간 조직검사의 대상, 결과 해석, 적응증 및 진단 등에 대해 논의하고 공통 합의점을 찾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비알코올성지방간과 간세포암종의 발생
 

Prof. Etsuko Hashimoto
Tokyo Women’s
medical University
Japan

간세포암종(hepatocellular carcinoma, HCC)은 남성에서 6번째로 자주 발생하는 암이며 전 세계적으로 암 사망 원인 중 3번째로 높은 빈도를 차지한다. 특히 아시아에서 발생률과 사망률이 매우 높다. 지역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HCC 발생의 주 원인은 B형 간염바이러스(hepatitis B virus, HBV) 감염이다.

일본의 경우는 C형 간염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HCV) 감염이 주 원인으로 최근 HCV 감염 관리에 따라 HCC 발생률도 감소했다. 일본에서 전 국가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최근 20년에 걸쳐 비바이러스성 HCC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J Gastroenterol. 2015;50:350-60). 


NAFLD/NASH와 연관된 HCC의 기전
여러 임상시험과 동물실험 결과에서 비만과 당뇨병이 간암의 위험인자라는 사실이 밝혀졌으며 이들은 또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 및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on-alcoholic steatohepatitis, NASH) 발병의 위험인자이다. 

또한, NAFLD/NASH 환자에서는 HCC와 간내담관암(intrahepatic cholangiocarcinoma)의 발생 위험이 높은데 이는 NAFLD/NASH, 비만 및 당뇨병이 시너지적으로 발암성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측된다. 다른 간질환과 마찬가지로 진행된 섬유화와 간경화는 HCC의 주요 위험인자이고, 환자가 남성, 고령일수록 HCC 발생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NAFLD/NASH의 자연경과 
NAFLD/NASH 환자에서 가장 흔한 사망원인은 관상동맥질환과 악성종양이며 그 다음으로 흔한 요인은 HCC를 포함한 간 관련 사망이다. 경화성 NAFLD/NASH 환자의 경우 HCC는 사망의 첫 번째 원인이며 그 다음이 간 부전으로 나타난다. 이 환자군에서 HCC 발생률은 연간 2% 정도이며 5년 발생률은 10~15%로 보고된다(Hepatology. 2010;51:1972-8). 이는 경화성 HCV 환자에서의 HCC 발생률보다 낮은 수치이지만, 다른 원인에 의한 HCC와 비슷한 사망률과 진행 경과를 보인다.

NAFLD/NASH와 연관된 HCC의 특성
다른 병인에 의한 HCC 환자와 비교 시, NAFLD/NASH-HCC 환자들은 연령대가 높고 비만이며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비율이 더 높다. 간경화는 NAFLD/NASH-HCC 환자의 50% 정도에서만 관찰되며, 외부적 증상 진찰을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NAFLD/NASH-HCC의 재발률과 생존율은 HCV 또는 알코올성간질환에 의한 HCC와 비슷한 결과를 보이므로, 바이러스성 HCC와 마찬가지로 multi-centric origin일 가능성이 높다. NAFLD/NASH-HCC는 특별한 치료법이 없으므로 기존 HCC 치료지침을 준수하며 심혈관 관련 합병증이 있는지 검진을 시행한다.

결론
NAFLD/NASH 유병률은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NAFLD/NASH-HCC의 병인과 임상 특징에 대한 연구가 시급한 상황이다. NAFLD/NASH에서 HCC로 진행하는 기전은 현재 확실히 알려지지 않았으며 고령 환자와 진행된 섬유화가 나타난 환자에서 위험도가 높다. 효율적인 질병 관리를 위해 NAFLD/NASH 환자 중 HCC 검진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할 환자군을 밝혀내는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NASH의 새로운 치료 옵션
 

Prof. Vlad Ratziu
Université Pierre
et Marie Curie Hopital
Pitie Salpetriere
France

NASH는 가장 흔한 만성 간질환이고 전 세계적으로 간경화 발생의 최대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까지 생활습관 개선과 식이요법으로 NASH를 관리하는 것이 표준 치료법이었으며 실제로 환자의 대사증후군과 당뇨병을 관리하면 NASH도 개선된다.

하지만 NASH가 간 관련 부정적 예후 및 사망과 연관돼있다는 연구들이 속속 발표되면서 약물치료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간경화와 HCC 등 NASH에 의한 합병증은 질병 부담이 크고 간이식이 필요한 질환으로 환자, 환자 가족 및 사회에 막중한 부담을 가하게 된다. 


임상시험 중인 NASH 치료제
Obeticholic acid
Obeticholic aicd (OCA)는 체내에 자연 존재하는 chenodeoxycholic acid의 구조를 변형해 farnesoid X receptor (FXR) 활성도를 100배 이상 상승시킨 유도체이다. FXR은 핵 내 수용체로 담즙산의 생합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FXR 활성은 간 내 염증도 직접적으로 감소시키기 때문에 OCA와 같은 FXR 작용제가 NASH 치료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추측됐다. 현재 2,065명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으로 최종 결과가 곧 발표될 예정이다. 

LJN452
최근 2세대 FXR 작용제가 개발됐다. 담즙산 기반이 아니고 다른 핵 수용체 및 TGR5에는 결합하지 않아 특이도가 높다. 마우스 모델에서 OCA 대비 유의한 간 섬유화 감소효과를 나타냈으며 현재 2상 임상시험 중에 있다.

Elafibranor
PPARα/δ-non PPARγ 작용제인 elafibranor는 2상 임상시험에서 포도당 항상성과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시키고, 혈장 내 지질 수치에 긍정적 효과를 주며, 간부전 표지자와 조직검사 결과를 개선하는 등 NASH 치료에 유용한 장점을 다수 가지고 있다. 현재 2,22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다기관 3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Aramchol
임상 IIb 단계에 있는 지방산-답즙산 접합체인 aramchol은 stearoyl-CoA desaturase 1 (SCD1) 저해제로 지방합성을 조절하는 전혀 다른 기전을 가지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 약제는 담즙산과 지방산인 arachidic acid를 amide 결합한 구조를 갖는다. SCD1을 부분 저해하고 ABCA1 의존성 콜레스테롤 배출을 유도한다.

이 약제는 원래 담석 생성을 막을 목적으로 개발되었는데 동물 모델에서 부수적으로 간 내 지방증(steatosis) 역시 감소하는 것이 우연히 발견되었다. 이는 aramchol이 지방 생성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SCD1의 활성을 저해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전임상시험에서는 MRS로 측정한 간 내 지방량이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런 효과는 용량의존적으로 나타났다. 현재 2b상 임상시험(ARREST study)이 진행 중이다.


NASH 치료제의 향후 전망
이 외에도 FGF21, simtuzumab, cenicriviroc 등의 여러 후보 NASH 치료제들이 임상시험 단계에 있다. 한편, NASH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동물 모델의 불완전성, 개념 정립 시험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조직검사, 긴 임상시험 기간과 복잡한 평가 방법 등의 난관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2>.
 

 


Q&A

Q: 간경화증이 없는 지방간 환자에서도 간암이 발생하는 환자가 많은데 그 원인은 무엇입니까?
A: 비만과 당뇨병 등 여려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Q: 체중 감량은 NASH를 개선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신규 약제 후보물질이 대상자의 체중에 영향을 줍니까?
A: 대부분의 약제는 체중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GLP-1 수용체 길항제의 경우 대상자의 체중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이미 당뇨병에서는 유용한 이상반응으로 여겨지고 있는 부분인데 NASH 임상시험에서는 당뇨병에서 사용하는 용량보다도 고용량을 사용했기 때문에 NASH의 병인인 비만을 치료함으로 인해 NASH가 개선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Q: 현재 지방간을 경증, 중등증, 중증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중증도에 따른 자연경과에 대한 연구가 있는지요?
A: 지방간의 중증도가 간질환 발생률과 상관이 있다는 것을 밝힌 연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상에서도 지방간이 심하다고 해서 간수치가 높은 것도 아니고 염증이 더욱 심한 것도 아니므로 지방 축적의 양과 염증, 섬유화 정도는 일치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사진·김민수 기자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