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보내는 현금배당금 '들쑥날쑥'...AZ·애보트는 적자에도 배당

작년 다국적제약사들의 평균 배당성향이 12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이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본사에 현금을 보내는 곳도 있어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해외로 유출시켜 내수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시선도 있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배당금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에게 많이 돌려준다는 뜻이다.

본지가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다국적사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한국GSK, 한국로슈 등 10곳의 제약사가 현금을 배당했다.

국내 진출한 다국적제약사들은 대부분 비상장사이며 본사가 한국지사의 지분을 100%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이에 한국지사는 현금배당금액을 본사로 송금하는데 금액이 들쑥날쑥한데다 순이익을 넘어서는 금액을 배당하기도 해 석연찮은 눈길을 끈다. 

▲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다국적사 감사보고서 재구성

지난해 가장 많은 현금배당을 한 곳은 한국GSK로, 순이익 132억원의 4배에 달하는 500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378.6%이며 많아야 30%인 국내 제약사와는 비교도 안되는 수치다. 

앞서 지난 2015년에는 순이익 127억원의 절반도 안되는 49억원을 배당했으며 그 전인 2014년에는 835억원을 배당해 널뛰는 모습이다.

이어 한국로슈가 당기순이익 139억원의 85%인 120억원을 배당했다. 전년도인 2015년 보다 순이익은 소폭 증가했지만 현금배당금은 36억원에서 120억원으로 대폭 늘였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순이익이 적자임에도 114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순이익이 흑자였던 2015년과 2014년에는 배당하지 않다가 적자를 기록한 작년 현금배당을 결정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애보트 역시 적자지만 1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배당했다. 2015년 10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을 때 0.03%에 불과한 413만원을 배당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순이익이 줄면서 배당금도 줄인 제약사도 있다. 그럼에도 순이익보다 많은 금액을 배당했다. 독일계제약사 바이엘코리아는 2015년 150억원을 배당했다. 순이익 73억원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해 6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현금배당금을 100억원으로 줄였지만, 이도 순이익보다 많았다.

이 외에 한국오츠카제약은 지난해 순이익의 65.18%인 73억원을 현금배당했고,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는 30.74%인 60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한국얀센은 2년 연속 순이익의 절반을 현금배당했는데 2015년에는 10억원, 작년에는 27억원이었다. 

한국화이자는 순이익에 관계없이 현금배당액을 결정해 놨다. 2015년 순이익이 적자였을때도 1248만원, 지난해 흑자로 전환됐어도 1248만원을 배당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자리 수에서 많게는 30%안팎인 국내 상장사의 배당성향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라며 "대부분의 다국적사가 공장이 없어 생산활동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과도한 현금배당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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