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릴리 등 빅파마, 한국 강점 살린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세워야

 

제네릭 의약품에서 바이오시밀러를 거쳐, 혁신신약 개발로 넘어가는 변곡점을 맞은 국내 바이오제약산업에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혁신)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됐다.

이미 산학연 파트너를 물색하고 장기적인 협업계약을 맺는 등 오픈이노베이션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글로벌 빅파마들은 국내 바이오제약산업의 강점을 분석해 오픈이노베이션에 적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1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가 공동 주최한 한국제약산업 공동 컨퍼런스 2017(KPAC 2017)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의 강조는 물론 최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 국내 제약사들이 기울여야 할 노력에 대해 다양한 제언이 쏟아졌다.

사노피의 장 마리 아르노 수석 부사장은 기업과 산업이 동반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에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은 우수한 인재들이 포진한 기초과학 분야와 유수의 대형병원들을 이어줄 수 있는 중개과학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이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 

실제 사노피는 지난 2014년 서울아산병원과 간암환자 유전체 분석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으며, 1년 후 바이오벤처 ANRT와 간암치료제 공동개발을 위한 연구 협약을 맺어 3자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현장형 개방 혁신 모델로, 아르노 부사장은 중개과학의 좋은 사례로 꼽았다.  

또한 사노피는 SK케미칼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제품을 공동개발 중이다. 프로젝트 성공 시 SK케미칼에서 백신을 생산하고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제품 출시는 사노피가 담당할 예정이다. 

아르노 부사장은 "사실 내부사정에 의해 백신개발을 중단했었는데 SK케미칼과의 협업으로 다시 개발을 추진하게 됐다"며 "이번 사례는 국내 제약사의 장점의 살린 케이스다. 내가 에코 시스템에 들어와 있있고 플레이어와 관계를 구축해놨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릴리에서 오픈이노베이션 발굴 및 평가를 담당하는 거르키 싱 부사장은 독자적으로는 신약을 개발할 수 없는 환경을 설명하면서 릴리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소개했다. 

싱 부사장은 "혁신신약의 개발비용이 26억달러로 치솟은 상황"이라며 "그 어떤 회사도 이 같은 규모의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파트너링, 라이선싱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싱 부사장에 따르면 릴리는 파트너 선정을 위해 전략적인 궁합이 잘 맞는지,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비즈니스 모델이 상호보완적인지, 의사결정 단계는 어떠한지 등 다양하게 검토한다. 파트너십 체결 이후에는 지속적인 관리에 주의를 기울인다.  

싱 부사장은 "갈등을 잘 관리하면 제품 개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접근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아에스티 글로벌 사업본부 이재준 전무는 "국내 제약산업은 제네릭에서 혁신신약 개발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며 "다만, 100여개 물질에서 1개의 신약을 개발하는 다국적사와는 달리 한국은 4~5개 물질 중 하나의 신약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무는 이어 "한국은 미국보다 낮은 가격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부족하다"며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제약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오픈이노베이션 형태가 다양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오성수 전무는 대부분의 오픈이노베이션이 라이선스 아웃 형태로 이뤄지는 것과 달리 글로벌 버츄얼 컴퍼니를 설립해 신약개발을 진행 중인 사례를 소개했다. 

오 전무는 최근 한국의 바이오기업이 샌프란시스코에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형태의 버츄얼 컴퍼니를 만들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며 "펀딩을 받았고 글로벌 마켓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도 합류했다. 오픈이노베이션 형태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