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44개 참여의원 중 100곳 이상 모집 실적 없어...실제 사업기관도 모객 고전

시행 6개월을 넘긴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이, 여전히 제 궤도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국 1349곳의 시범사업 참여기관 가운데 수백 곳이 참여신청만 해놓고 실제 사업진행은 하지 않는 '개점휴업' 상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고, 실제 사업기관 가운데서도 상당 수가 여전히 목표 인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1일 공단 건강iN 사이트(hi.nhis.or.kr)에  '만성질환관리시범사업 참여기관 찾기' 서비스를 오픈했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시범사업 참여 의료기관의 명칭·전화번호·주소 및 참여가능 환자 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11일 현재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의원급 의료기관의 숫자는 전국 1349곳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가 각각 344곳과 242곳으로 참여기관의 숫자가 가장 많았고, 경북과 부산, 광주에서도 각각 80곳 이상의 의원이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참여기관 중 상당 수는 시범사업 참여신청만 해 놓고, 환자 접수는 받지 않는 상태에 있었다.

실제 서울 소재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참여기관 344곳 가운데 100곳 이상에서 참여가능 환자 숫자가 '100명' '150명' '175명'으로 표시됐다. 

이는 정부가 정한 참여 가능 환자 수 ▲의사 1인당 100명 ▲의사 2인당 150명 ▲의사 3인 이상은 175명과 동일한 숫자로, 이들 기관이 참여 등록은 했으나 환자 모집은 하지 않은 사실상 '초기화' 상태에 있다는 의미다.


▲건강iN 사이트 '만성질환관리시범사업 참여기관' 현황. 적지 않은 의료기관에서 참여가능 환자 숫자가 초기상태인 '100명'으로 표시되어 있다.

실제 <메디칼업저버>가 참여환자 숫자 '100명'으로 표기된 의료기관 5곳에 직접 만성질환 참여 가능여부를 문의 한 결과, 모든 의료기관에서 "우리 병원은 만성질환관리 사업을 하지 않는다", "아직 환자접수를 시작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

공단이 공개한 현황 정보상 참여환자 숫자가 초기화 상태에 있는 의원은 전국 수백 곳에 이른다.

한편 실제 사업실시 기관 가운데서도 상당 수가 여전히 목표 인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단 현황정보에 따르면 드물게 참여가능 환자 수가 '0명'으로 표시돼 사실상 목표 환자 수를 모두 채운 곳도 있었으나,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참여가능 환자 수가 적게는 20~30명에서 많게는 99명, 156명 등에 달했다.

▲건강iN 사이트 

사업시행 당시의 폭발적 관심을 고려하면, 아직까지는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표. 의료계는 모객 등 필요한 노력에 비해 실제 사업시행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점을 사업참여 기피 이유로 꼽았다.

사업 참여를 포기했다는 모 내과 의원 관계자는 "초기 안내문을 부착하는 등 환자 모집에 나서기도 했지만, 환자 등록이나 상담에 시간이 많이 소요돼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현재에는 기존 진료만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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