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길은미 교수, 정지영·안나영 간호사 ... 초음파 유도하 정맥관 삽입 순항 중

▲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길은미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간호사들이 병원에 오랫동안 입원한 암환자나 중증환자에게 정맥주사를 놓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혈관이 약해져 있어 여러 번 주사를 놔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자는 고통을 참아야 하고, 간호사 또한 환자의 통증을 지켜봐야 하는 아픔이 있다. 

이런 환자들을 위해 몇몇 대학병원에서 베테랑 간호사로 이뤄진 전담주사팀을 가동하지만 이것만으로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이런 고민을 삼성서울병원이 시원하게 해결해 눈길을 끈다. 병원 중환자의학과 길은미 교수와 정맥주사팀 간호사들이 그 주인공이다. 

초음파를 이용해 정맥주사 놓는다!

환자들의 통증, 간호사들의 어려움 등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해결책을 찾기 시작한 것은 길 교수다.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길 교수는 환자들이 정맥혈관이 없어 중심정맥관이나 PICC(Peripherally Inserted Central Catheter) 등의 시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까웠다고. 

길 교수는 "중환자실 환자들이 정맥혈관이 잘 안 잡혀 여러 번 주삿바늘에 찔린다. 그럼에도 라인을 잡지 못하면 중심정맥관을 많이 잡는데, 문제는 1~2주 정도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라인을 오래 사용하려고 PICC를 선택하기도 한다. PICC를 시술하려면 영상의학과에서 X-ray를 보면서 해야 한다. 따라서 환자를 영상의학과로 옮겨야 하고, 이것이 중환자실 환자에게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 삼상서울병원 정지영 간호사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정맥혈관을 찾지 못해 발생하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가 여러 날 연구한 끝에 찾아낸 것이 '초음파 유도하 정맥과 삽입'이다. 쉽게 말하면 초음파를 보면서 정맥주사를 놓는 것이다. 

길 교수는 "중환자실 환자들이 좀 더 편하게 정맥주사를 맞을 수 없을까 고민하면서 외국의 논문들을 찾아봤다"며 "놀랍게도 이미 많은 국가에서 간호사들이 초음파를 사용해 정맥주사를 놓는 것은 사용하고 있었다. 효과에 대한 논문도 많았다"고 초기 상황을 회고한다. 

또 "병원에 이미 초음파 기기가 있었고, 정맥주사를 잘 놓는 베테랑 간호사팀도 있어 용기가 났다. 간호사들도 흔쾌히 응해줘 교육이 순조로웠다"고 말했다. 

확신을 얻은 길 교수는 병원 교육운영팀과 함께 간호사 교육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다. 간호사들이 초음파를 사용해야 하므로 이에 대한 훈련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교육에 참여한 정지영 간호사는 "초음파를 이용해 정맥주사를 놓는 것이 처음이라 어색했지만 환자에게도 좋고, 간호사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초음파 장비와 처치 과정 등의 기본 이론가정을 배우고, 이후 간호사 두 명씩 짝지어 서로의 팔에 초음파 기기로 정맥을 찾는 내비게이션 과정, 모형 팔에 초음파 기기를 대보면서 주사를 삽입하는 실습을 했다"고 말했다. 

환자·간호사 만족... 일석이조 

병원에서 초음파 유도하 정맥관 삽입에 대한 반응은 퍽 좋은 편이라고. 

환자는 주삿바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어 좋고, 간호사들은 정맥주사를 놓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업무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 삼성서울병원 안나영 간호사ⓒ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정맥주사팀 안나영 간호사는 "환자들도 아주 만족하고 있다"며 "간호사 입장에서도 초음파를 이용해 확인하고 확실하게 정맥주사를 놓을 수 있게 돼 마음이 놓인다"고 장점을 말한다.

환자 안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초음파 유도하 정맥관 사입의 핵심이란 게 길 교수의 생각이다.  

길 교수는 "정맥혈관을 찾지 못해 중심정맥관 등의 시술을 하면 감염이나 혈전 등의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있다. 환자나 의료진 모두에게 리스크일 수밖에 없다"며 "초음파를 이용해 정맥주사를 놓음으로써 환자는 덜 고통스럽고, 의료진은 환자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실제 임상에서 많이 활용됐으면 좋겠다. 또 우리 병원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병원에서도 도입해 환자 행복에 조금이나 기여했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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