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가 없는 약은 급여권에서 나가라. 효과가 있는 약만 급여를 해주겠다." 누가봐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인 국민들이 내는 보험료가 급여등재된 약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 말이다.지금도 새로운 신약들이 급여 문을 두드리고 있고, 더 나은 치료효과를 가진 병용요법도 계속 나오고 있다.하지만 건보재정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다 받아주기는 어렵다. 어쩌면 효과가 떨어지는 약이 급여 한 자리를 꿰 차고 있어 새로운 약이 들어오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최근 의학계의 화두 중 하나가 '의료 빅데이터'다. 의료 빅데이터 연구로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를 앞당겨 의료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전 국민 보건의료 데이터가 모이기에 그야말로 빅데이터 연구에 최적화돼 있다. 때문에 국내 의학계에서는 이를 활용한 빅데이터 연구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그러나 이 같은 열정은 연구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의료정보는 민감한 개인정보로 분류되며, 이를 의료
벌써 네 번째다. 지난 1일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에 일본 쿄토대 혼조 다스쿠 명예교수가 수상자로 발표되면서 일본에서 또 다시 수상자가 배출됐다. 지난 2015년에는 중국에서도 첫 수상자가 나왔다. 1901년 노벨생리의학상이 제정된 이후 올해까지 216명의 수상자가 배출됐다. 안타깝게도 한국인 수상자는 나오지 못했고, 앞으로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간 일본과 중국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의 업적과 면면을 보면 한국 과학계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2012년 수상자인 일본의 야마나카 신야는 성숙하고 특화된 세포들이 인체의 세포
제약사의 불법 리베이트가 적발되면 회자되는 것은 어느 병원의 어떤 의사가 얼마의 리베이트를 받았냐는 것이다. 더불어 놀라는 포인트가 있다. 바로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영업 방법이다. ‘감성 영업’이라는 말로 포장되지만 실상은 ‘머슴’ 수준이다.병원 근무자들의 간식 배달은 물론 의사의 출퇴근 또는 의사 자녀의 등하교를 책임지는 운전기사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의사 대신 예비군 훈련에 출석했다 적발된 영업사원도 있다.끊이지 않는 리베이트 적발 소식이 들릴 때마다 동병상련 입장인 영업사원들은 자괴감이 들 것이다.그런데 최근 또 다른 의미
국내 의료용 대마 합법화 논의의 물꼬가 트였다.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 등 11명이 치료 목적의 대마 사용을 허용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상정됐다.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7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며 자가치료를 위한 의료용 마약 또는 향정신성 의약품을 수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이를 통해 국내에 대체 치료 수단이 없는 희귀·난치성질환 환자들은 치료 목적의 의료용 대마를 수입해 사용할
다시 원점이다. 낙태 의사 처벌 논란에 대한 얘기다.보건복지부는 29일 "헌법재판소 위헌심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낙태수술 의사에 대한) 행정처분을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낙태를 비도덕 진료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이를 시행한 의사에 자격정지 처분을 내린다는 정부의 개정 의료관계행정처분규칙이 시행된 지 2주만이다.그 사이 의료계 안팎에서는 큰 혼란이 일었다. 산부인과 의사들은 정부 조치에 반발해 현행법상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모든 인공임신중절술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고, 이것은 다시 범사회적 낙태죄 찬반논란으로 확산됐다.의료계
전북 익산 응급실 폭행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의료인 폭력근절 청와대 국민청원이 결국 무산됐다. 청원 기간 최다 추천 목록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종적으로는 14만 7885명이 청원에 동참하면서 20만명을 넘기지 못해 청와대의 답을 들을 수 없었다.대한의사협회는 이번 청원 실패가 절반의 성공이라 자위하고 있지만 상황을 좀 더 냉철하게 봐야 할 듯하다.익산 응급실 폭행 사건이 발생하고 며칠 뒤인 8일 의협은 서대문경찰서 앞에서 '의료기관 내 폭행근절 범 의료계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규탄대회에는 의협은 물론 대한치과의사협회,
지난 2014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비만대사수술 급여화'가 올 1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여러 비만 치료 중에서 외과적 수술인 비만대사수술이 먼저 급여화된 이유는 치료가 필요한 질병 대비 높은 비용 때문이다. 고도비만환자는 식이요법이나 약물치료로 효과를 보기 어려워 최종적으로 수술요법을 시행한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국립보건원(NIH)도 비만대사수술을 고도비만환자를 위한 유일하고 근본적인 치료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다만 구체적인 보험급여 기준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와
"참~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과거 기자가 TV를 보다 참신함에 무릎을 쳤던 광고 카피다. 한동안 이 광고 카피를 잊고 지내다가 요즘 다시 곱씹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내놓는 신약, 혹은 신약 후보물질을 홍보하는 자료를 볼 때면 더 그렇다. 정부가 제약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나서자 국내 제약사들도 너도나도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언론에 홍보하기 위한 자료도 배포한다. 그런데 홍보자료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답답하다. 이걸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도 수없이 한다. 언론에 배
최근 기자는 의정부성모병원의 초청으로 권역외상센터 투어를 경험하는 기회를 얻었다. 이 센터는 2014년 복지부 17개 권역외상센터 공모에 선정돼 이후 3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올해 5월 11일날 정식 개소했다. 이로서 의정부성모병원은 경기 북부에서 유일하게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곳이다.센터를 둘러보면서 왠지모를 안도감이 느껴졌다. 아마도 최첨단 의료장비와 365일 24시간 의료진 대기가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작용한 듯했다. 실제로 의정부성모병원만해도 외과의사와 간호사 등 110여명의 의료진이 상시 상주중이다. 이곳에 들어
근로개선을 위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이 다음달부터 시행된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OECD 국가 중 2위 2069시간(2016년 기준)으로 알려졌다. 회원국 평균 1700여 시간 보다 300시간이 많다. 때문에 최근 고용 시장에는 업무를 뜻하는 Work와 직장 외 생활 Life의 균형을 강조하는 '워라밸'이 직장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됐다. 그러나 이 같은 기준이 무색하게도 현실은 녹록치 않다. 실제 업무량이 많아서, 잔업을 두고 퇴근해도 결국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혹은 업무를 대신해야하는 동료들에게 피해가 가기 때문
대한고혈압학회가 강력한 혈압 조절을 내세운 미국발 고혈압 급행열차에 탑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학회는 지난달 국내 고혈압 진단기준을 기존과 동일하게 '140/90mmHg'로 유지하겠다는 권고안을 골자로 한 '2018 고혈압 진료지침'을 발표했다. 지난해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는 고혈압 진단기준을 '130/80mmHg'로 낮췄지만 우리나라는 독자적인 길을 가겠다는 뜻이다. 그동안 미국·유럽 등 주요 국가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 이를 수용·개작하던 모습과 다른 행보다. 이
의료급여 미지급금액 예산이 올해도 정부 추경에 포함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만 두번째, 그 이전까지 포함하면 아마도 십수번쯤...이쯤되면 추경 단골손님이라 할만 하다.의료급여 미지급 사태로 인한 현장의 혼란을 감안하면 이번 추경예산 투입은 물론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예산 과소편성'과 '추경투입'이 연례행사처럼 해마다 되풀이되는 상황에서 이를 좀처럼 반가워할 수 만은 없다.의료급여비 미지급금은 해마다 수천억원 규모에 달한다.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연도별 의료급여 미지급금액은 2010년 3348억원, 2
야구에 오랫동안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나믿가믿'이라는 말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현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이 삼성라이온즈 수장을 맡았던 당시 그의 경기 운영 스타일인 믿음의 야구를 대표하는 단어로, "나는 믿을 거야. 가코 믿을 거야"의 약자다. 성적이 부진함에도 라이언 가코라는 용병을 꾸준히 기용한 류 감독에 대한 팬들의 비아냥인 셈이다. AI와 빅데이터가 국내 제약업계의 대세라지만, 이를 신약개발에 이용하면 긍정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이것들이 국내 기업의 구세주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볼 때
이쯤되면 정부와 노바티스가 뭔가 특별한(?) 관계가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 정도다. 최근 다시 회자되는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글리벡’ 이야기다.첫 번째 글리벡에 대한 논란은 지난해 행정처분 결과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바티스는 지난 수년간 글리벡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해오다 검찰에 적발됐다.법령에 따라 복지부는 글리벡을 급여정지하는 게 마땅했으나 환자 안전을 이유로 지난해 과징금 부과로 대신했다.이 같은 결정이 나오자 다수 시민단체는 정부가 거대 다국적 제약사의 뒤를 봐준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상
국가암등록통계(2015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82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5%로, 남자는 5명 중 2명, 여자는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것이란 예상이 나올 정도로 흔한 질환이 됐다. 암 치료의 역사를 살펴보면, 1970년대 암세포가 정상세포에 비해 분화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이용해 화학항암제 사용이 시작됐다. 그러나 다른 정상 세포까지 공격함으로써 부작용이 발생했고, 환자의 면역력을 저하시켜 합병증이 유발되기도 했다. 2000년대에는 특정 유전자 변이에 의한 종양세포만 공격하는 이른바 표적항암제가 나왔다. 탈
국내 부정맥 학계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원격 모니터링(remote monitoring)'이다. 미국, 일본, 중국 등 대다수 국가에는 이를 접목한 이식형 심장기기(CIED)로 환자를 치료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발도 붙이지 못하고 있다.CIED 치료의 핵심은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실시간으로 심장 상태를 확인하면서 그 과정에서 이상징후가 감지되면 의료진과 환자에게 즉각 전달된다. 이를 통해 부정맥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가 가능해 급사를 막을 수 있다. 이에 미국부정맥학회(HRS)는 CIED 이식 후 기기 및 심질환
최대집 전국의사총연합 공동대표가 13만 의사들의 새 수장으로 선출됐다.이번 선거에서는 4만 2700여명의 유권자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투표권을 행사했고, 최 당선인은 이 중 6199표(득표율 30%)를 얻어 당선을 확정지었다.최 대표의 당선은 의료계를 넘어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됐다. 문재인 케어 등 국정현안과 맞물려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한 향후 의료계의 행보에 관심이 쏠려있던 까닭이다.최 당선인은 당선 직후부터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의정대화 중단을 공식 선언하고 의료계 집단행동을 예고하는 등 대정부 투쟁기조를
국내 제약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본격 진행되자 문득 우리나라에 '주주 행동주의'의 지평을 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떠올랐다. 2006년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내놓은 펀드에 장하성 실장이 자문을 맡으면서 장하성 펀드로 불린 적이 있다. 이 펀드는 주력 사업은 내팽긴 채 그룹 총수 지원에만 몰두해 주가가 떨어진 기업의 지분을 사들여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었다. 문득 이 생각이 든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도입하겠다고 선언하며 주목받았던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때문이다.'
최근 미국내과학회(ACP)가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목표 혈당 기준을 당화혈색소 6.5~7%에서 7~8%로 높였다. 이보다 앞서 미국심장협회/미국심장학회(AHA/ACC)도 목표 고혈압 기준을 140/90mmHg에서 130/80mmHg으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로운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이처럼 영향력 있는 학술단체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만성 질환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게 될 때마다 이를 적용해야 하는 문제를 놓고 국내 학계는 고민에 빠져든다. 그러다 결국은 수용한다. 자체 근거가 없고 전 세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