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자단체별 개별 상견례를 시작으로 2020년 수가협상 시즌이 본격 개막했다.지난해와 달리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단체들은 처음부터 기싸움을 하지 않고 차분한(?) 모두발언을 통해 각자 수가협상에 임하는 자세를 전했다.이날 강청희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 수가협상에서의 건보공단 기조를 일부 드러냈다. 이 중 '원만한 계약이 이뤄지려면 합리적인 근거 중심의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건보공단이 공급자단체에 과학적으로 입증된 '근거'를 갖고 협상장에 와달라고 주문하는 일은 일상다반사다
까도 까도 새로운 사실이 나온다.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는 양파같다.물론 인보사 사태를 두고 규제기관의 무능론, 의약품 안전성 등 파생된 문제가 많지만 피노키오를 연상케 하는 회사 행보를 되짚어보고자 한다. 지난 3월 말, 인보사의 유통 및 판매가 중단됐다. 주성분 중 1개가 허가당시 기재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인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비임상시험 이후 지금까지 무려 1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주성분이 다르다는 걸 몰랐다는 사실에 의아함이 생겼다.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 준비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 STR 검사가 국내
소비자들이 물건을 구입하기 전 고려하는 것이 '가성비'이다. 가격에 비해 물건이 어느 정도 효능이 있는지를 나타내는 경제용어로, 의료계에서는 이를 '비용 대비 효과'라고 일컫는다.그런데 최근 의료계에서는 국가건강검진 항목의 비용 대비 효과 논란이 일고 있다. 국가건강검진 수검률 증가로 국가가 지출하는 의료비용이 늘자, 정부가 건강검진 항목 중 경제성이 떨어지는 선별검사를 조정하겠다고 칼을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 시작으로 지질검사 주기를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했다. 질병관리본부의 후속 정책연구용역사업으로 진행한 '국가건강검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제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안이 지난 제15차 건정심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이번주 서면 심의로 넘겨졌다.건정심 무사 통과를 예견하고 있던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복지부 보험급여과는 건정심 이후 복지부 출입 전문기자협의회와 브리핑을 계획했지만 건보 종합계획안 및 요양병원 수가체계 개편안이 모두 보류되면서 브리핑을 취소했다.복지부는 건강보험 종합계획안을 수립하면서 1년 6개월간 가입자 및 공급자 단체, 시민사회단체, 언론 및 전문가들과 20여 차례 간담회를 개최하고, 기초연구시
"술은 먹었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지난 2005년 유명 아이돌 가수였던 김상혁 씨가 음주를 한 상태로 일으킨 3중 추돌 뺑소니 사고 관련 기자회견 당시 했던 말이다. 본인은 술을 마시고 운전했지만 제정신이었고 만취한 상태가 아니었다는 것을 해명하기 위한 것이었던 이 발언은 여러 어이없는 상황에 빗대어 쓰이는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인보사 사태를 두고 코오롱생명과학의 해명을 보고 이유 있는 험담을 좀 하고팠다. 회사 측은 최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명찰만 잘못 달아준 상황'이기에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
[메디칼업저버 최상관 기자] 벚꽃 날리는 4월, 봄기운을 가득 안고 학회마다 학술대회 준비로 분주하다. 학술대회는 새로운 연구 결과, 최신 지견, 교육 등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 만한 여러 세션들로 구성돼 있다. 그중에서도 단연 백미는 학회 가이드라인 발표다. 대개 책 한 권으로 형상화되는 가이드라인이지만, 개발에는 학회 여러 연구자의 땀과 노력이 담겨 있다.오랜 기간 축적된 연구 근거를 마련해야 하고, 다수 연구자가 참여한 가이드라인 위원회도 구성해야 한다. 최근 강조되는 다학제성을 갖추기 위해 유관 학회와도 협력한다. 개발 과정이
발사르탄 나비효과가 어마어마하다. 지난해 7월 '발사르탄 사태' 날개짓이 제네릭 의약품 허가 및 약가 제도개선안으로 이어지면서 제약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문제가 된 발사르탄 제네릭의 회수부터 대체처방 및 조제까지 비교적 빠르게, 큰 문제없이 마무리됐지만 이에 따른 후유증은 이제 시작이다. 발사르탄 사태를 계기로 제네릭 난립과 원료 품질관리 미비 문제가 지적되면서 정부의 제도 개선안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공동(위탁)생동 단계적 폐지를 확정했고, 보건복지부는 제네릭 약가제도 개편방안을 내놨다. 앞서 공동생동 단계적
희귀·난치질환 환자들이 자가 치료 목적으로 대마성분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에 수입되는 5가지 대마성분 의약품 중 가장 주목받는 치료제가 '카나비디올(제품명 에피디올렉스)'이다. 기존 치료제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았던 뇌전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옵션이 생기면서 의사들과 환자들의 관심이 뜨겁다.그러나 뇌전증 학계는 카나비디올 관련 정책에 초점을 맞춰 의학적 측면에 대한 논의는 미비한 모습이다. 지난 8일 대한뇌전증학회는 '카나비노이드 워크숍'을 개최했다. 대마성분 의약품의 치료 효용성에 대한 의견을 나누면서 향후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제주특별자치도는 4일자로 녹지국제병원의 개설허가 취소를 위한 청문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국내 첫 영리병원의 개원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은 가운데, 제주도는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조건부 개설 허가를 인가했다.개설 허가 인가는 3개월 만에 허가 취소로 귀결되고 있다.녹지국제병원은 지난 2018년 12월 5일 제주도로부터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는 내용의 조건부 개설 허가를 받았다.제주도에 따르면, 의료법에 따라 허가 후 3개월의 개원 준비 기간이 부여됐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시작 준비를 하지 않아 개원
[메디칼업저버 최상관 기자] 일명 '한국형' 진료지침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외국 진료지침을 국내 임상에 적용하기에는 환자의 고유한 환경적, 유전적, 생물학적 특성이 달라 맞춤형 치료를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한국형이라는 이름에 걸맞으려면 국내 환자의 특성을 반영한 연구 근거를 최대한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진료지침을 개발해야 한다.그러나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한국형 진료지침 개발을 위한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우선적으로 근거가 될 만한 국내 연구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국내 학회 진료지침의 근거 연구를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서는 말을 더 보태지 않겠다.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윤한덕 선생이 왜 죽음에 이르렀는지 정확한 인과관계를 모를 뿐더러 직접적인 사인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러 이유를 짐작할 뿐 인과관계라 성립한다고 할 만한 원인을 증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고인이 응급실 근무에 따른 과로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센터 전원조정센터장으로 일하며 오래, 그리고 힘들게 일했다는 것은 과장이 아니리라. 환자를 빠르고 정확하게 전원시켜야만 하는, 그러다 보니 늘 긴장하고 집중할 수밖에 없는 업무의 속사정은 우리가 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면서 기존 규제가 신(新)기술의 눈치를 보는 듯한 분위기다. 정부는 지난해 새로운 의료기기의 시장 도입 문턱을 낮추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적은 체외진단 의료기기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 시장 출시를 먼저 허용하고 사후 규제한다는 입장이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은 있지만 정부의 규제 완화 의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규제 완화 분위기로 시장 도입이 쉽지 않았던 체외진단 의료기기가 시장에 빠르게 진출할 수 있는 문이 열릴 것으로 예상
범죄스릴러물에 나오는 형사들은 수사 중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 경우 현장을 찾는경우가 많다. 현장에 가면 답이 보이기 때문이다.지난 22일 제약바이오산업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두 행정기관인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장이 약속한듯이 현장방문에 나섰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JW중외제약을 방문해 17개 제약사 CEO들과 간담회를 가졌고, 류영진 식약처장은 셀트리온 본사를 방문해 바이오의약품 생산 현장과 연구소 등을 둘러보며 바이오시밀러 사업 전반에 대한 설명을 청취했다. 사실 현재 제약바이오업계는 긍정적인 모멘텀이 없는 모습이다
바야흐로 개인방송진행자(일명 유튜버) 전성시대다. 개인방송의 플랫폼으로 대표되는 아프리카TV와 유튜브는 하나의 매체를 떠나 문화로 거듭나고 있다.접속해보면 사회, 경제, 정치, 문화, 예술, 체육 등 전분야에서 어떤 것이 화두가 되고 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이지만 않으면 연령 제한도 없다. 콘텐츠에 있어서는 국경도, 규제도 없다.이미 개인방송을 하는 유튜버는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잡았고, 이제는 초등생이 되고 싶은 직업으로 발전했다. 그만큼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방증이다.제약 의료산업에서도 유튜버의 활약이 점차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의 안타까운 살해사건으로 인해 전 국민의 애도와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는 ‘임세원법’을 쏟아내고, 여당과 야당은 재발방지를 위해 의료계의 의견을 듣겠다고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이런 국회의 움직임이 과거 응급실 폭행 사건과 아덴만 사건 등이 발생했을 때와 묘하게 닮아 있다.몇 년 전부터 의료계는 응급실 폭행 사건으로 인해 의료진 및 내원하는 환자들의 생명이 위험하다며, 의료인의 진료 방해와 폭행을 막을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에 요청해 왔다.하지만, 국회와 정부는 의료
주사형 비만 치료제 삭센다 열풍이 거세다. 삭센다는 리라글루타이드 성분으로 원래는 당뇨병 환자를 위해 개발됐지만 임상에서 체중감소 효과가 나타나자 적응증을 획득해 현재 비만치료제로 재탄생된 사례다.오랜만에 나와서 비만 치료제가 나와서 일까? 현재 이 약의 인기가 잘나간다는 체중개선 건강기능식품 못지 않다. 문제는 이 약이 적응증에 상관없이 정상인(정상인데도 더 살을 빼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도 처방이 대량으로 이뤄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그러나 이 약은 초기 체질량지수(BMI) 30㎏/㎡인 비만 환자에서 나타난다. 고혈압, 당뇨병,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학부생 시절 우연히 들었던 철학 수업 때문에 한학기 동안 고통받았던 때가 있었다. 독일의 철학가 니체의 대표격인 '영원회귀' 때문이다. 니체는 자신의 저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통해 시간이라는 둥근 고리 때문에 모든 것은 때가 되면 돌아온다는 동일한 것의 영원한 회귀 사상을 이야기 한다. 쉽게 생각하면 '윤회' 사상과 비슷한데 당시에는 왜 그렇게 이해가 안됐던지…그런데 최근 제약업계를 보면서 불현듯 영원회귀가 떠올랐다. 최근 A 제약사는
최근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 크론병 등 치료가 어려운 자가면역 질환에 생물학적 제제가 대거 등장하면서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TNF(종양괴사인자) 억제제를 비롯해 바이오시밀러가 등장했고, 최근에는 IL(인터류킨)-17 길항제도 출시되면서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 제제는 15종이 넘는다.문제는 이러한 생물학적 제제들이 기전상(자가면역이용) 심각한 부작용이 많이 나타날 수 있는데도 제약사들의 마케팅 전략에 가려져 효과만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약물들의 허가사항을 보면 주사 주입에 따른 호흡곤란, 흉통, 발진 우려
"효과가 없는 약은 급여권에서 나가라. 효과가 있는 약만 급여를 해주겠다." 누가봐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인 국민들이 내는 보험료가 급여등재된 약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면 말이다.지금도 새로운 신약들이 급여 문을 두드리고 있고, 더 나은 치료효과를 가진 병용요법도 계속 나오고 있다.하지만 건보재정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다 받아주기는 어렵다. 어쩌면 효과가 떨어지는 약이 급여 한 자리를 꿰 차고 있어 새로운 약이 들어오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지난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최근 의학계의 화두 중 하나가 '의료 빅데이터'다. 의료 빅데이터 연구로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를 앞당겨 의료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전 국민 보건의료 데이터가 모이기에 그야말로 빅데이터 연구에 최적화돼 있다. 때문에 국내 의학계에서는 이를 활용한 빅데이터 연구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그러나 이 같은 열정은 연구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개인정보 보호법에서 의료정보는 민감한 개인정보로 분류되며, 이를 의료